“아내 박정은, 인도서 장염 걸렸다는데…”
亞농구선수권 문자로 응원
“직접 못봐도 꼭 우승하길”
“너만을 위한 멜로디. 사랑에 젖은 목소리∼.”
인도 첸나이에서 열리는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 중인 대표팀 간판스타 박정은(32·삼성생명)에게 휴대전화를 했더니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탤런트인 남편 한상진(32)이 출연하는 주말 드라마 ‘솔 약국집 아들들’의 주제곡이다. “인도에 와서 드라마를 못 보고 있는데 요즘 어떻게 됐어요? 호호∼.”
2004년 5월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 커플로 결혼에 골인한 이 부부는 요즘 동반 상한가다. 박정은은 서른 줄에 접어든 나이에도 코트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아시아선수권에서도 포워드와 가드를 넘나들며 공격과 수비를 이끌고 있다. 21일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3점슛 4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17점을 터뜨리며 82-68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연기자 데뷔 후 처음으로 코믹한 배역을 맡은 한상진은 드라마에서 기자 송선풍으로 나와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 드라마는 주말 시청률 1위를 달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자동차 TV CF 모델로 나섰고 다음 달 시작되는 다른 드라마에도 캐스팅돼 겹치기 출연하는 등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이 부부는 요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안부를 주고받고 있다. 평소 농구장에 개근할 만큼 외조에 신경 쓰던 한상진은 “인도에서 식사 때문에 고생하고 물을 갈아먹어 장염에 걸렸다는데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은이가 출전하는 농구 중계를 보면 중간에 내가 나온 TV CF가 나온다. 주위에서 부부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며 웃었다.
박정은은 “남편 목소리를 듣거나 문자를 보면 힘이 난다. 남편이 ‘나도 대표팀에 아내 보내고 독수공방하니 태극마크라도 달아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투정을 부렸다”며 자랑했다.
결혼 5년차 부부이지만 이들은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아 아직도 신혼 분위기라고 한다. 한상진은 “대표팀 기회가 마지막일지 모르는데 꼭 우승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박정은도 “신랑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라도 이젠 대표팀을 떠나려 한다”고 말했다. 멀리 있어도 부부의 마음은 역시 하나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