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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범벅 될때까지 맞아…” 크리스티나 고백

입력 | 2009-09-23 11:00:00


세계적인 팝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유년기에 아버지로부터 끊임없는 폭행과 아동학대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아길레라는 미국 케이블TV 연예프로그램 E!와 가진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군인이었던 아버지 파우스토가 가정폭력을 일삼아 "지옥 같은 가정에서 자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폭행으로 인한 정신적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음악을 시작한 뒤 가수의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아길레라는 "집안에서 싸움과 폭언, 폭행을 늘 지켜봐야 했다"며 "안전하다는 느낌을 갖지 못하고 성장했다. 힘이 없다는 게 세상에서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폭력을 잊기 위한 탈출구가 노래였다"며 "집에서 겪은 고통으로부터 음악에 대한 열정이 생겨났다"고 회상했다.

함께 출연한 아길레라의 어머니 셸리 씨는 "크리스티나가 네 살 때 얼굴에 피범벅이 된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셸리 씨는 "딸의 얼굴을 닦아주면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자, '아빠가 낮잠 자는데 시끄럽게 떠든다며 때렸다'고 했다"며 당시 가정폭력이 심각했음을 털어놓았다.

결국 남편의 폭행을 견디다 못한 셸리 씨는 두 딸과 함께 할머니 집으로 도망쳤다고 회상했다. 이들 부부는 결혼 10년만인 1989년 이혼했고 아길레라 역시 아버지와 왕래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길레라는 한 때 아버지가 자신에게 용서를 빌어 잠시 동안 가족으로 받아들인 적도 있지만 "곧 내 인생에서 전혀 필요치 않은 사람이란 걸 깨닫게 됐다"며 인연을 완전히 끊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파우스토는 2002년 자신이 가족을 폭행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아내와 사이가 나빴던 것은 맞지만 두 딸을 사랑했다"고 강조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