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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 ‘공백기’에 뭐했는지 설명 없으면 곧바로 ‘아웃’

입력 | 2009-09-23 14:27:00


'기업들이 서류전형에서 가장 열심히 보는 것이 자기소개서라는데, 대체 어떻게 시작하고 무슨 내용을 담아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내가 가진 장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취업을 앞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법한 고민. 대체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써야 하고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시즌을 맞아 각 채용정보업체 대표들이 말하는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모아봤다.

●'자기소개서 방정식'을 기억하라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자기소개서 방정식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말하는 자기소개서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그는 "검증할 수 없는 추성적인 진술은 무조건 배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예컨대 '회사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식의 표현보다는 회사의 성장 배경, 주요 제품과 서비스, 재무 정보 등을 담아 작성하는게 좋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구직자들이 흔히 쓰는 "경험은 부족하지만 패기와 열정은 결코 남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식의 표현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이 대표는 "좋은 말이지만 어느 기업의 자기소개서에 담아도 무난한 표현"이라며 "마치 하나의 자기소개서로 여러 기업에 지원한 것 같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명심해야 할 또 다른 요인은 공백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 대표는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휴학, 졸업연기 등으로 공백기를 갖는 구직자들이 많다"면서 "그 공백기간 동안 어떤 목표를 가지고 무엇을 준비했는지를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공백기간 동안 뭘 했는지 궁금해서라도 면접을 보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 대표는 "완벽한 오산이다. 공백기에 대한 설명이 없는 자기소개서는 탈락 0순위"라고 답했다.

●장문보다는 단문

커리어 이정우 대표는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읽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장황한 장문(長文)보다는 짧지만 메시지가 분명한 단문(短文)이 훨씬 잘 읽힌다"며 "이를 위해서 자기소개서를 여러 번 써보면서 고쳐나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컴퓨터 앞에 앉아 단숨에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 보다는 제출 전 여러 차례 읽어보고 의식적으로 문장을 간결하게 쓰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

또 이 대표는 아르바이트, 공모전 등의 경험을 설명할 때는 모든 것을 나열하려 들지 말고 에피소드과 구체적인 활동 내역을 섞어서 소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간혹 수십여 개의 공모전 참여 및 수상실적을 늘어놓는 지원자들이 있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기업에서 원하는 지원자는 만능 멀티플레이어가 아니라 맞춤형 인재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피해야할 요인은 또 있다. "엄한 아버지와 자상하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넉넉한 환경은 아니었지만 구김살 없이 자랐다" 등의 표현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조언이다.

●업종별로 핀포인트!

잡코리아 김화수 대표는 "구직 공고가 뜨는 대로 입사 원서를 제출하는 것을 지양하고 자신이 원하는 업종에 포커스를 맞춰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어느 직종에나 제출할 수 있는 무난한 자기소개서 대신 그 업종에 핀포인트를 맞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조언이다.

재무, 회계 직종의 경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덕성과 책임감. 김 대표는 "돈을 다루는 직무특성상 튀는 인재는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며 "은행, 증권 등 금융업체들은 신뢰를 주는 인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반면 기획, 홍보 직종의 경우 자신의 주장을 조리있게 설명할 수 있는 말하기 능력과 창의력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많은 구직자들이 '전공과 상관 없이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영업 직종에서는 통계학, 사회심리학 지식이 있다면 유리하다. 김 대표는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리학, 통계학적 지식을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며 "여기에 자기소개서에 성실함과 신중함을 설명할 수 있는 에피소드 등을 담는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력을 적을 때도 지원한 회사, 직종에 맞춰 적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00공모전 은상, 00공모전 금상" 식의 나열 보다는 지원한 기업의 특성과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되는 활동을 골라 자세히 적는 것이 좋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