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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53회 국수전…두 번 허를 찔린 흑

입력 | 2009-09-24 02:56:00


중앙 전투는 자체만 놓고 봐도 흑이 손해를 본 장사였는데 선수마저 빼앗겼으니 밑져도 한참 밑졌다.

백 96부터 100까지 상변에 치중하던 주형욱 5단은 갑자기 손을 돌려 백 102로 반상 최대의 곳을 차지한다. 백이 상변을 보강할 것으로 믿었던 이정우 7단은 백 102로 허를 찔린 셈이다. 막상 빼앗기고 나니 아프다.

이 7단은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가볍게 선수한다는 의미로 흑 103에 뒀다. 그러나 이것이 실착이었다. 백이 손을 빼고 백 104로 날아오르자 흑은 뒷북을 치는 격이다. 두 번이나 허를 찔린 이 7단의 얼굴은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흑 103으로는 참고도 흑 1로 먼저 눌러가는 것이 정수였다. 백 2의 보강이 불가피할 때 흑 3, 5를 선수해 상변 백을 납작하게 눌러놓은 뒤 흑 7(실전 103)에 둬도 늦지 않았다. 이건 상변과 중앙에 대한 발언권에서 실전과 큰 차이가 난다. 실전에선 상변과 중앙으로 이어지는 백 세력이 두툼해졌다. 여기를 더 방치할 순 없는 노릇. 이 7단은 흑 117로 백의 턱밑까지 쳐들어간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