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한국인 대만서 구속
지난달 말 대만의 한 병원. 긴급 이송된 한국인 청년 1명이 혼수상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응급 처치 후 X선 검사를 하자 그의 배 속에서 작은 비닐 덩어리 60여 개가 발견됐다. 콘돔에 싸서 삼킨 헤로인 덩어리들이 배 속에서 터진 것. 의사의 신고로 윤모 씨(22)는 치료 후 곧바로 현지 경찰에 구속됐다.
윤 씨가 대만까지 간 것은 열흘 전 선배 우모 씨(23)의 제안에 따른 것. 우 씨는 “마약을 운반하면 300만∼400만 원을 주겠다”며 평소 알고 지내던 선후배 3명을 태국으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대만인 마약 공급책에게서 5∼10g씩 콘돔으로 포장된 헤로인 249개를 건네받아 이 3명에게 삼키거나 항문으로 집어넣어 대만으로 운반하도록 했다. 이 마약은 4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김영진)는 윤 씨 등에게 헤로인 1.3kg(시가 4억4000만 원 상당)을 운반하도록 한 혐의로 우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