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저작권 클린 포럼’ 토론회에서 윤제균 감독이 저작권 보호대책의 절박성을 역설하고 있다. 왼쪽부터 만화가 황미나 씨, 가수 김종진 씨, 진성호 의원, 민경욱 KBS 앵커, 영화배우 안성기 씨, 윤 감독, 작곡가 박선주 씨. 변영욱 기자 ☞ 사진 더 보기
‘저작권 클린 포럼’ 토론회
“거액 버는 ‘헤비 업로더’ 문제”
“장난삼아 인터넷에 올렸다는 파일 때문에 ‘해운대’ 투자자들이 보게 된 피해가 16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최근 동영상 불법 유출로 손해를 본 영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은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저작권 클린 포럼’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세계 어느 나라와 경쟁해도 이길 수 있는 힘을 지닌 한국의 영화와 만화, 음악과 소설이 불법 다운로드에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창작 활성화를 위한 저작권 보호 방안’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는 윤 감독 이외에 소설가 백영옥, 만화가 황미나, 가수 김종진, 영화배우 안성기, 작곡가 박선주 씨,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이 참석했다. 진행은 KBS 민경욱 앵커가 맡았다.
김종진 씨는 “불법으로 영화 파일 등을 인터넷에 올린 뒤 몇백 원씩에 팔아 수익을 내는 ‘헤비 업로더’들이 가장 문제”라며 “이들은 한 달에 수천만 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길에서 주운 것을 파는 것이니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러한 비양심적인 ‘도둑’들에 대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지대 실용음악과 교수인 박선주 씨는 “1학년을 마친 많은 학생이 ‘음악으로는 돈을 벌 길이 없다’는 생각에 학교를 그만두거나 헤비 업로더가 되기 일쑤”라며 “창의적인 일을 하는 젊은 학생들이 씨가 마를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굿 다운로더 캠페인’의 공동위원장을 맡은 안성기 씨는 “인터넷에서 올바른 경로로 다운로드하자는 인식을 활성화하기 위해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황미나 씨는 만화업계에 팽배한 ‘만화는 공짜로 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화를 힘들게 그려서 발표해도 아무도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글을 잘 쓰는 인재는 영화계, 그림을 잘 그리면 게임업계로 가고 만화 쪽에는 인재가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영옥 씨는 ‘원 소스 멀티 유스’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정작 ‘원 소스’에 해당하는 문화 콘텐츠의 권리를 보장하는 장치가 없는 현실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초등학교에서부터 교육을 통해 지적재산권이 함부로 침해해선 안 되는 권리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동아일보 변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