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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폭력배 늘어났다

입력 | 2009-09-25 16:15:00


지난해 8월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 철거 공사장에 검은 양복을 입은 조직폭력배 수십 명이 들이닥쳤다. 폭력조직 '이태원파'의 조직원인 이들은 철거 작업을 하던 인부 10여 명을 둔기로 때리며 작업을 중단시키고, 건물주를 협박해 6억 원을 받아냈다. 건물주와 보상금 문제로 분쟁을 벌이던 세입자의 의뢰를 받고 폭력을 휘둘렀던 것. 이태원파는 올해 6월 서울지방경찰청에 덜미를 잡혀 13명이 구속되고, 71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5월 부산에서는 신동부산통합파 두목 구모 씨(52) 등 64명이 각종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검거됐다. 이들은 유흥업소에서 보호비 등의 명목으로 5000만 원을 빼앗았고, 각종 공사의 이권에 개입해 공사 시행자를 폭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1억5000만 원을 뜯어냈다. 또 불법 사채업을 하면서 돈을 갚지 않으면 조직원을 보내 협박과 폭행, 감금을 일삼았다.

조직폭력배 수가 급증하고 있다. 23일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소남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조직폭력배 범죄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찰에 검거된 조직폭력배의 수는 2006년 2559명에서 지난해 5411명으로 3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1~6월)까지 검거된 조직폭력배 수는 2687명에 달했다.

조직폭력배들이 가장 많이 연관된 범죄는 유흥업소 갈취. 지난해 검거된 조직폭력배 중 1388명(26%)가 가장 많았고, 이어 폭력행사 1248명(23%), 서민상대 갈취 1014명(19%) 등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유흥업소는 폭력조직들이 직·간접적으로 운영하거나, 조직원들이 종업원으로 일하는 등 생리를 잘 알기 때문에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한 갈취 범죄가 많다"고 설명했다.

검거된 조직폭력배 수가 늘어난 것은 조직폭력 범죄의 영역이 다양해진 탓도 있다. 갈취와 폭력 이외에도 지난해 조직폭력배들은 사행성 불법 영업(277명), 탈세 및 사채업(170명), 경매 및 입찰 개입(86명), 마약류 불법 유통(70명), 부동산 투기 개입(54명) 불법 및 변태 성매매 영업(43명) 등으로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조직폭력배가 폭력이나 유흥업소 등 특정 분야에 한정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부동산 관련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개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관리하는 폭력조직과 구성원의 수도 증가 추세다. 경찰은 2006년 213개 조직의 5075명에서 올해 6월말 현재 223개 조직 5450명을 관리대상으로 삼고 있다. 김소남 의원은 "조직폭력배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만큼 서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이들의 불법 행위에 대한 감시와 처벌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