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선행지수 서프라이즈’ 주목을
1,700 선을 일시 회복한 후 주가가 다시 밀렸다. 주 후반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주가 조정 이유는 몇 가지 부담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첫째, 중기 상승에 대한 부담이 구체화됐다. 1,700 선 회복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했지만 단기 과열은 크게 우려할 사항이 아니다. 그렇지만 주가가 올해 저점 대비 70% 상승했다는 것은 문제다. 단순 평균해 보면 매달 10%씩 주가가 상승한 셈이다. 쉬지 않고 올라갔다는 부담이 차익실현 매물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둘째, 외국인이 일시 매도로 돌아섰다. FTSE 선진지수 편입을 앞두고 대규모 매수 전략을 펼쳤던 외국인이 선진지수 편입 이후 매도로 돌변했다. 이틀 연속 매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지만 단기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셋째, 주도주를 지원할 만한 후속주자가 부재했다. 정보통신과 자동차업종의 나 홀로 강세가 단기적으로 한계에 봉착했다. 후발주자가 바통 터치를 하며 주도주 공백을 원활하게 채워줄 경우 시장은 자연스럽게 매기 확산을 통해 탄탄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 차별화 장세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후발주자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결과 주도주의 시세 탄력 약화가 시장 전반의 조정으로 표출됐다.
궁금한 점은 주가 조정의 폭과 기간이다. 몇 가지 부담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시장 환경은 여전히 긍정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조정은 과열 해소 차원의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통과했고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글로벌 출구전략은 주요국 정부의 정책공조로 인해 그 시기가 내년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
여기에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엔화 강세로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기업은 원자재 수입단가 하락으로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10월에 발표될 3분기 실적 발표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틀 연속 불거진 외국인 매도는 일시적 현상이다. 대규모 매수 이후 나타난 일시 공백기로 볼 수 있는데 글로벌 자금사정이 개선됐고 대표기업의 글로벌 순위가 올라가고 있어 외국인은 우리 시장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할 것이다.
이번 주에는 월말 월초로 인해 주요 경제지표가 일제히 발표된다. 국내에선 8월 산업생산과 9월 수출입동향을 주목해야 한다. 산업생산과 수출입 모두 바닥에서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인데 회복 수준이 관건이다. 경기선행지수도 궁금하다. 선행지수는 작년 12월에 바닥을 치고 7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히 7월 선행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상승하며 일종의 깜짝 쇼를 펼쳤다. 이번에도 서프라이즈가 가능한지 살펴봐야 한다.
미국에선 7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와 9월 ISM제조업지수 및 실업률이 발표된다. 굵직굵직한 지표로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SM제조업지수는 제조업체의 투자심리를 대변하는 지표다. 8월 제조업지수는 19개월 만에 기준선 50을 넘어섰는데 이번에도 개선세가 이어질지 확인해야 한다. 8월 실업률은 9.7% 수준이었다. 시장에선 9월 실업률을 9.8%로 예상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실업률은 경기에 동행하거나 다소 후행하는 지표이기에 너무 민감하게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