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L영웅 피닉스 감독 전격 사임…美스포츠계 충격파
《지난 25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의 최대 뉴스는 NHL 피닉스 코요테스 웨인 그레츠키 감독의 사임이었다. 2009-2010시즌 개막을 눈앞에 두고 그레츠키(48)는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NHL은 10월2일이 시즌 개막이다.》
그레츠키는 2005년부터 피닉스 사령탑과 선수단 운영을 총괄하는 제네럴매니저까지 겸하면서 4년 동안 단 한번도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지 못했다. 143승161패 24무 승률 0.473으로 NHL 30개 팀 가운데 지난 4년 동안 LA 킹스(0.468), 세인트루이스 블루스(0.471)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승률을 기록했다.
그레츠키는 아이스하키의 아이콘이다. 캐나다의 영웅은 물론이고 미국내에서도 그의 인기는 매우 높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메가스타다. 닉네임도 알렉산더 제왕처럼 ‘더 그레이트’ 웨인 그레츠키다. 이날 언론은 감독으로서 ‘낫(NOT) 그레이트’ 그레츠키였다고 평했다.
그레츠키의 사임은 캐나다 팬들과 NHL에 큰 충격이었다. 아이스하키 최고의 스타가 성적부진으로 스스로 한계를 느끼고 물러나야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레츠키는 피닉스 코요테스의 소 구단주이기도 하다. 의지만 있다면 감독직을 더 맡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성적부진에 따른 팬들의 외면으로 물러나야 했다. 애리조나 리퍼블릭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2009-2010시즌에도 그레츠키가 코요테스를 맡아야 되는가’라는 질문에 60%% 이상이 ‘노’라고 응답했다. 감독으로서 물러났지만 연봉 850만 달러는 그대로 받는다.
센터로 활약했던 그레츠키는 선수로서 지존이었다. NHL 20년 동안 총 894골에 1963어시스트로 총 2857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에드먼턴 오일러스 시절 스탠리컵 4차례 우승에 8차례나 리그 MVP를 수상했다. 88년 에드먼턴에서 LA 킹스로 트레이드돼 아이스하키 불모지 로스앤젤레스에 붐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전문가들이 그레츠키가 LA 킹스로 트레이드되지 않았다면 에드먼턴이 10차례 스탠리컵 우승을 차지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할 정도로 그레츠키는 빼어났다. 비록 정상은 밟지 못했지만 LA 킹스도 스탠리컵 파이널에 진출시켰다.
미국 메이저 스포츠에서 등번호가 리그 차원으로 영구결번된 선수는 인종의 벽을 부순 메이저리그 재키 로빈슨의 42번과 NHL 그레츠키의 99번이 유이하다. NHL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선수로서 위대했던 그레츠키는 그러나 지도자로서는 위대하지 못했다. ‘위대한 선수는 위대한 코치가 될 수 없다’는 스포츠 속설이 그레츠키에 맞아 떨어진 셈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역대 최고의 타자로 평가받는 테드 윌리엄스가 감독으로 실패한 대표적인 케이스에 속한다. 워싱턴 세너터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감독을 4년 지낸 윌리엄스는 273승364패 승률 0.429를 기록하고 지휘봉을 놓았다. 이후 두번 다시 감독을 맡지 않았다. 윌리엄스는 메이저리그의 마지막 4할 타자다.
그레츠키가 앞으로 절치부심해 감독으로 복귀할 지 아니면 윌리엄스처럼 리그의 영웅으로 물러나 있을지도 궁금하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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