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제 간을 드릴 수 있다는 게 너무 다행스럽고 감사할 뿐입니다"
급성 간염으로 위독한 아버지를 위해 간을 이식해준 군 장병의 효행이 추석을 앞둔 병영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육군 31사단에서 복무중인 서준영 상병(22). 서 상병은 28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자신의 아버지에게 간의 80%를 이식하는 대수술을 했다.
서 상병의 아버지는 B염 간염 보균자로, 2005년 등산을 하던 도중 쯔쯔가무시병에 걸려 급성 간염으로 발전했다. 그 후 간경화 초기 판정을 받고 병세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다 올해 7월 다시 악화돼 간 이식을 받아야할 상황에 처했다.
다급한 나머지 우선 뇌사자의 장기를 신청했으나, 현실적으로 기증받기가 쉽지 않았고, 그 사이 상황은 날로 악화돼 신속한 조치가 요구되면서 가족들의 간 이식만이 마지막 길이었다.
군 복무로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서 상병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간이식 적합검사를 신청했고 검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은 그는 주저없이 수술대 위에 올랐다.
수술 후 서 상병은 "부모님이 주신 건강한 심신으로 군 복무도 충실할 수 있었다"며 "내 몸의 일부를 드려 질병으로 괴로워하시는 아버지가 조금이나마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더 없이 기쁘겠다"고 말했다.
동료전우들 또한 서 상병의 효심에 감동받아 두 부자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며 헌혈증을 모아 전달했다.
전우들은 "성공적 수술로 서 상병의 효 실천이 헛되지 않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