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총리 의혹 검증 ‘재활용’
세종시 관련 증인채택 검토
“공직후보 평가기준 만들것”
민주당은 29일 정운찬 국무총리가 임명되자마자 즉각 ‘정운찬 국정감사’를 위한 체제 구축에 나섰다. 예고했던 대로 10월 5일부터 열리는 국감과 대정부질문에서 정 총리에 대한 검증을 계속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은 일단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정 총리에 관한 의혹 검증을 중점 과제로 삼기로 했다. 교육과학위에선 정 총리가 서울대 교수 신분으로 인터넷 서점 고문직을 맡으면서 겸직과 영리업무를 금지하고 있는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기획재정위에선 정 총리가 종합소득세를 누락 신고했다는 의혹을 각각 집중 추궁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총리가 직접 출석하는 국회 본회의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대정부질문도 공세의 장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특히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정 총리를 직접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우윤근 원내 수석 부대표는 “정 총리의 증인 채택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어떤 방식이든 세종시와 관련한 정 총리의 소신을 철저하게 따지려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인사청문회 관련법 개정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총리 인사청문회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후보자에 대한 공직 임명 적합성 등 평가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 만큼 인사청문법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청문회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개정안에는 △청문 시한 연장 △자료제출 의무화 △청문 대상자의 위증시 제재 △청문 결과의 처분권 강화 △평가 기준 법제화 등이 담길 것이라고 소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인사청문회 제도는 미국 상원의 제도를 본뜬 만큼 미국 상원처럼 인사청문회 기간을 50일(현재는 20일)로 늘리고 후보자가 자료제출을 거부할 때는 징계 등 실질적인 처벌을 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이날 “민주당의 ‘정운찬 국감’ 전략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흠집내기로 몰고가겠다는 소아적 발상”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행정부의 각종 문제점을 점검해야 할 국감에서 지나치게 정 총리에게 ‘다걸기(올인)’할 경우 자칫 여론의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