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6년 올림픽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로비를 펼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A섹션 1면 톱기사로 보도했다.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의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인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달 2일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함께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IOC 총회가 열리는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날아갈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이 개최지 결정을 위한 IOC 총회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우데자네이루와 도쿄, 마드리드 등 경쟁도시를 제압하기 위한 시카고의 노력에 결정적인 힘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통적으로 IOC의 비주류로 분석되는 아프리카 IOC 위원들의 표심을 자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SJ는 10면으로 이어진 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코펜하겐 행이 정치적 도박이라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의료보험개혁의 소용돌이와 이란의 미사일 발사, 아프간전쟁 등 국내외 현안이 난마처럼 얽힌 상황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유치에 성공하면 일리노이 주는 관광과 관련투자산업으로 200억달러의 수입이 예상돼 오바마의 정치적 입지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올림픽 유치가 가져올 경제적 효과는 비단 시카고만 해당되는게 아니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카고 올림픽유치위원회는 오바마 대통령이 IOC총회장에 등장할 경우 승리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의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을 비롯,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국왕도 참석하는 등 도전이 만만찮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일리노이주 바비 러시 하원의원(민주당)은 “우리가 패할 것이라고 믿지 않지만 지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기대하는 아프리카 표는 15개국으로 15개국으로 전체 비중에서 15%를 차지하기 때문에 충분히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집트와 나미비아, 남아공, 케냐 등 다양한 아프리카 나라들이 몰표를 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2012년 올림픽 개최지 결정 때 대세는 파리였지만 런던이 선정됐고 2014년 동계올림픽에선 잘츠부르크가 유력했지만 러시아의 소치가 최종 기쁨을 안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지난주 유엔총회가 열렸을 때부터 사실상 유치 활동을 펼쳤다. 발레리 자렛 대통령특별보좌관을 팀장으로 하는 백악관 특별대책팀은 유엔총회에서 만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수상에게 올림픽 유치의 특별한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했다.
지난 올림픽 개최지 선정 때 블레어 수상은 싱가포르 IOC총회가 열리기 직전 중요한 IOC 수뇌부 회의때 접촉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는 조언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엔총회장에서 사하라 사막 일대의 아프리카 국가부터 접촉했다는 후문이다. 아프리카 회원국들에 특별히 초점을 맞춘 프로모션 비디오테이프를 통한 홍보도 했다. G-20 정상회의 때는 틈나는대로 시카고를 밀어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IOC위원은 총 106명으로 1차 투표에선 경합을 벌이는 4개국의 위원 7명을 제외한 99명이 투표할 수 있다. 4개 도시중 50% 이상의 과반 득표율을 올리지 못하면 최하위 국가를 제외한 채 2차 투표를 진행한다. 여기에서도 50% 이상이 나오지 않으면 다시 최하위국을 제외하고 상위 1, 2위를 놓고 3차 투표를 하게 된다. 제외되는 나라의 IOC 위원들은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도박사들은 시카고의 올림픽 유치 가능성을 7/4로 가장 높게 잡고 있고 리우데자네이루는 4/9, 도쿄를 1/5, 마드리드를 가장 낮은 1/10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