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이 승리를 낚은 공은 한마디로 포크볼이다.
조정훈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등판해 7.2이닝 동안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총 103개의 공을 던졌는데 포크볼을 전체 투구수의 무려 58.3%%인 60개나 구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정통파 투수는 직구비율이 높지만 조정훈은 이날 직구는 24개(23.3%%)밖에 던지지 않았다. 슬라이더가 16개(15.5%%), 투심패스트볼이 3개(2.9%%)였다. 특히 승부처마다 결정구로 포크볼을 던지면서 두산타자들을 농락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탈삼진 2위투수답게 삼진을 7개나 잡아냈다. 조정훈이 원래 포크볼을 주무기로 삼고, 국내 최고의 포크볼 투수라는 평가가 있지만 평소보다 훨씬 많은 포크볼 구사 비율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포크볼이란?
포크볼은 말 그대로 포크 형태로 검지와 중지를 벌려 그 사이에 공을 끼워 던지는 변화구의 일종이다. 회전이 심한 직구와는 달리 포크볼은 공이 회전되지 않아 공기 저항에 부딪치면서 직구처럼 날아가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지게 된다. 타자들은 마치 탁자 위에서 공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어서 헛스윙을 하거나 배트 아랫부분에 맞아 땅볼로 물러날 때가 많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포크볼을 ‘스플리트 핑거 패스트볼(split-finger fastball)’이라 일컫는다. 이를 줄여서 ‘스플리터(splitter)’, 혹은 ‘SF’라고도 한다. 포크볼은 일본야구에서 만든 용어인데,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포크볼이라는 용어가 일반화됐다.
포크볼은 메이저리그에서 마무리투수 브루스 서터가 고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브레드 앤 버터(bread-and butter)’라고 부를 정도로 서터의 주무기였다. 서터는 스플리터 하나로 1976∼88년 통산 300세이브를 거두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마치 불이 꺼지는 것처럼 타자 눈앞에서 사라진다는 의미로 ‘라이트 아웃(light-out)’이라고 부른다. 타자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린다는 점에서 포크볼을 체인지업의 일종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사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화보]‘포크볼의 달인’ 롯데 자이언츠의 조정훈
[화보]‘갈매기가 먼저 날았다!’ 롯데, 준PO 1차전 두산에 7-2 승리
[관련기사]조정훈, 7K·2실점 명품투…‘주사투혼’ 빛났다
[관련기사]첫 풀타임 조정훈 ‘이닝이터’ 우뚝
[관련기사]조정훈 “탈삼진·다승왕 다 잡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