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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 말한다] 김동기 “끝내기 손맛 아직도 짜릿”

입력 | 2009-09-30 08:21:00


김동기의 1989년 준PO 1차전

“정말 정신력으로 쳤던 홈런입니다. 무조건 쳐야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죠.”

1989년 10월 8일. 인천구장에서 열린 3위 태평양과 4위 삼성의 사상 첫 준플레이오프. 역사적인 1차전부터 연장 14회 혈전이 펼쳐졌다. 영원히 잊지 못할 명승부. 그날의 영웅은 연장 14회말 끝내기 3점홈런을 친 포수 김동기(사진)였다.

현재 인천과 가평에서 사회인야구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동기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경기”라며 아직도 전율이 흐르는지 목소리가 높아졌다.

“0-0으로 진행됐죠. 연장 14회말 2사 2·3루 찬스가 왔는데 여기서 못 치면 15회까지 가야하잖아요. 삼성투수는 재일교포 잠수함투수 김성길 선배였는데 제가 정규시즌에는 21타수 2안타(0.095)로 정말 약했어요. 무조건 나하고 승부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죠.”

볼카운트 1-0. ‘부시맨’ 김성길이 2구째 가운데에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커브를 던지자 김동기의 방망이가 불꽃을 일으켰다. 120m짜리 대형홈런, 끝내기 3점포였다. 승리보다 패배에 익숙했던 인천팬들은 인천야구 사상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 참가해 승리까지 거두자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또 다른 영웅은 혼신의 투구로 14이닝 완봉승을 올린 잠수함 투수 박정현. 무려 45타자를 상대하며 175개의 공을 뿌렸다. 물론 포수였던 김동기가 그 공을 다 받아냈다.

“지금도 눈에 선해요. 정현이가 그해 19승으로 신인왕을 받았는데 정말 최고였죠. 직구가 시속 138∼140km 정도였는데 싱커도 직구하고 스피드 차이가 없어 상대타자들이 힘들어했죠. 정현이도 나중에는 힘이 좀 떨어졌지만 워낙 긴장감 높은 경기라 지친 기색도 없이 공을 던졌어요. 요즘에도 포스트시즌 보면 그날의 일들이 떠오릅니다. 이젠 추억이죠.”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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