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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드는 밤? 돈 되는 잠!

입력 | 2009-10-04 21:23:00


라텍스 매트리스… 메모리폼 베개… 천연소재 이불
숙면보조용품 수요 급증… 발가락 베개까지 나와

잠 잘 때 코를 고는 회사원 A씨(42)는 최근 26만원 하는 코골이 완화용 베개를 구매했다. A씨는 "잠자는 시간도 짧은데 잘 때라도 푹 자야 다음 날 업무에 지장이 없다"며 가격 부담을 무릅쓰고 하나 장만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사람의 수는 22만8000명. "잠을 푹 잘 수 있다면 고가 침구에 쓰는 돈도 아깝지 않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메모리폼 베개, 라텍스 매트리스, 천연소재 이불과 요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광고처럼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

●숙면용품 매출 '쑥'

4일 온라인 쇼핑몰인 현대H몰에 따르면 9월 라텍스 침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8500만 원)의 두 배 가까운 1억5000만 원어치가 팔렸다. 롯데홈쇼핑은 "'필머 라텍스(43만9000원)'제품이 9월에 방송 할 때마다 평균 2억 원어치씩 팔렸다"며 "일반 매트리스보다 가격이 비싼데도 매출 증가세는 40%대"라고 설명했다. 탱탱한 느낌의 라텍스와 달리 메모리폼이나 스마트폼은 부드럽게 들어갔다가 부드럽게 나오는 느낌으로, 기능성 침구 소재로 각광받는다.

침구 전문업체 까르마의 이인수 과장은 "자기 몸 특성에 따라 어떤 침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문의하는 사람이 많다"며 "자주 뒤척이는 사람은 두께 5cm에 중탄력 정도 제품을, 허리가 자주 아픈 사람은 체압 분산이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수면보조 화장품도 등장

친환경 소재 상품 선호 경향도 뚜렷하다. 특히 올해 들어 '광목'이 인기인데, 광목은 염색·표백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 '자연주의' 코드에 맞고 땀 흡수가 잘되기 때문. CJ오쇼핑은 "5월 자연주의 살림꾼으로 유명한 이효재 씨의 '효재 침구'를 선보였는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AK플라자 구로본점에서는 '메밀베개'가 지난해 대비 50% 이상 많이 팔리고 있다.

수면보조용 화장품도 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심신을 안정시키고 잠이 잘 오게 하는 향인 '슬립센트'를 개발해 수면팩(라네즈 워터 슬리핑 팩)에 넣어 판매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눈 베개', '발가락 베개' 등 이색 제품도 나왔다. 눈 베개는 잠잘 때 눈 위에 가볍게 덮는 베개로, 허브가 들어있어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지압 효과도 있다고 H몰 측은 설명했다. 발가락 베개는 발가락 사이에 끼워 발의 혈액순환을 돕는 이색베개다.

수면 전문의인 신홍범 코모키수면센터 원장은 "수면보조 상품들이 '위약효과(플래시보 이펙트)'가 있을지 몰라도 수면장애의 근본적 치료법이 될 수는 없어 맹신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