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박 포착 → 출동 지연 논란… 11명 모두 귀순 뜻 밝혀
북한 어선이 주민 11명을 태우고 1일 동해상으로 귀순하는 과정에서 군과 경찰의 대응 태세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은 동해안 육상 레이더기지에서 1일 오후 3시 48분경 북측 전마선(소형 고기잡이 배)을 포착해 해양경찰에 통보했다. 해경은 곧 북한 선박에 접근해 귀순 의사를 확인한 뒤 강원 강릉시 주문진항으로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문진 앞바다에서 이 배를 목격한 지역 주민들에게서 배 주위에 경비정이 전혀 없었다는 진술이 잇따르자 정부 측 설명이 다소 달라졌다. 속초해경 측은 4일 “대공 용의점이나 이동 경로 이상 등의 징후가 없는 선박 확인 요청은 해경 출장소마다 하루 평균 1, 2회 발생할 정도로 흔한 일”이라며 평범한 조업 선박으로 판단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이 배는 지역 주민 노모 씨(30)가 목격한 오후 5시 51분까지 약 2시간 동안 아무런 제지 없이 주문진 앞바다까지 항해했다. 이 배가 간첩선이었다면 안보 공백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던 셈. 하지만 군 관계자는 “이 선박을 방치한 것이 아니라 레이더로 추적했다”며 “정상적인 감시활동을 펼쳤다”고 해명했다.
한편 통일부는 “북측이 2일과 4일 판문점과 동해선 군통신선을 통해 11명의 북한 송환을 요구했으나, 11명 모두 귀순 의사를 밝혀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돌려보내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