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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권순택]추신수

입력 | 2009-10-06 02:58:00


야구를 흔히 ‘기록의 경기’라고 한다. 어떤 스포츠 종목보다 기록의 종류가 다양하고 기록 경쟁이 집요하기 때문이다. 야구를 기록의 경기로 만든 최대 공로자는 헨리 채드윅(1824∼1908)이다. 그는 12세 때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간 뒤 스포츠기자가 됐고, 1857년부터 야구를 취재하면서 크리켓 경기의 기록 방식을 변형해 야구의 기록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는 1861년 타자의 출장 경기, 출루율, 홈런, 3진 아웃 등의 기록을 담은 최초의 야구기록 데이터베이스인 ‘비들 가이드’를 만들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는 다양한 클럽이 있다. 한 시즌에 홈런과 도루를 각각 20개 이상 기록한 선수만 가입하는 ‘20-20클럽’에다 ‘30-30클럽’ ‘40-40클럽’도 있다. 파워와 스피드를 함께 갖춘 ‘호타준족(好打駿足)’의 상징 같은 클럽이다. ‘20-20-20클럽’은 2루타, 3루타, 홈런을 각각 20개 이상 기록한 선수 클럽이다. 생애 통산 홈런과 도루를 기준으로 한 ‘300-300클럽’ ‘400-400클럽’ ‘500-500클럽’도 있다. ‘300-300-2000클럽’ ‘300-300-3000클럽’은 안타까지 포함한 것이다. ‘30-30’ ‘40-40’ ‘400-400’ ‘500-500’ ‘300-300-2000클럽’에 모두 가입한 선수는 올해 45세의 배리 본즈가 유일하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팀의 추신수 선수가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20-20 클럽’에 가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9년 연속 200안타 기록을 세운 일본인 ‘야구 천재’ 스즈키 이치로도 가입하지 못한 클럽이다.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한국 선수 중에서도 홈런왕 이승엽은 도루가, 도루왕 이종범은 홈런이 모자라 이런 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의 대단한 기록으로 양용은 선수의 ‘아시아인 최초 미국프로골프(PGA) 메이저 대회 우승’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신지애 선수는 1978년 낸시 로페즈가 기록한 신인상 상금왕 다승왕에다 올해의 선수상까지 4관왕 기록을 재현할지 관심을 모은다. 추신수, 양용은, 신지애 선수는 정신력을 포함한 한국인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산증인 같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