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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 ‘맞춤藥’시장 활짝

입력 | 2009-10-08 02:57:00


어린이=패치형, 20~30대=빠른 효과, 중장년층=약효

무좀으로 말 못할 고통을 겪고 있는 직장인 최모 씨(32)는 최근 사용하던 무좀약을 바꿨다. 회사일이 바빠 매일 약을 바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 씨는 “한 번 사용으로 약효가 2주간 지속된다”는 약사의 권유로 ‘라미실 원스’를 구입했다고 했다. 한국노바티스 측은 “바쁜 20, 3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적은 사용 횟수로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집중 홍보했다”며 “지난해 출시 이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연령별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약’이 인기를 끌고 있다.

○ 알약, 흉터 No!

한국애보트가 선보인 패치형 천식치료제 ‘호쿠날린’은 “아이들에게 약 먹이기가 힘들다”는 엄마들의 고민에서 출발한 제품이다. 어린아이가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알약을 복용하는 것. 알약을 먹이기 위해 매번 실랑이를 벌여야 하는 엄마들의 고민을 겨냥해 파스처럼 몸에 붙이는 천식치료제를 내놓은 것. 회사 측은 “어린이, 노약자처럼 알약을 먹기 힘든 환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패치형으로 출시했다”며 “팔, 가슴, 등에 붙이기만 해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불주사’라 불리는 피내용(皮內用) BCG가 사라진 것도 아이의 몸에 흉터를 남기고 싶지 않은 엄마들의 바람 때문이다. 결핵 예방을 위해 필수로 맞아야 하는 BCG는 어깨에 흉터가 남는 피내용밖에 없었다. 하지만 피부에 바르기만 해도 예방 효과가 있는 경피용 BCG는 등장과 함께 ‘도장주사’라고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 중장년층은 간편함과 약효

건강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은 부작용이 적고 약효가 확실한 약을 선호한다. 한국노바티스의 뼈엉성증(골다공증) 치료제 ‘아클라스타’는 복용 횟수를 줄이고 약효를 개선해 중장년층 사이에서 ‘효도주사’로 불린다. 기존 뼈엉성증 치료제는 먹는 약 위주였고 자주 약을 복용해야만 했다. 하지만 아클라스타는 1년에 한 차례만 맞아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회사 측은 “매주 약을 복용하는 불편함을 없애고 골절로 인한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 효과가 있어 중장년층이 선호한다”고 했다.

당뇨병 치료제 ‘아마릴 멕스’ 역시 하루에도 몇 번씩 약을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하루 한 차례만 복용해도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여기에 인슐린 분비 촉진과 저항성 개선이라는 두 가지 기능을 담았다. 한독약품은 “여러 개의 약을 복용하는 것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장년층 사이에서 인기”라며 “처방 환자의 60% 이상이 50, 6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