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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를 읽고]이상은/6·25 잊은 한국민…필리핀 참전용사의 눈물

입력 | 2009-10-09 02:58:00


2명 중 1명꼴. 6·25전쟁의 발발연도를 잘못 알거나 모르는 20대의 수치다. 국가보훈처 산하 6·25 60주년 기념사업위원회가 6·25발발 60주년(2010년)을 앞두고 조사한 결과이다.(9월 30일자 A14면)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이지만 젊은 세대에게 6·25전쟁은 케케묵은 옛날이야기일 뿐이다.

필리핀과 태국에 출장을 다녀왔다. 두 나라는 6·25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했다. 필리핀의 6·25전쟁 참전비 보수 완공식에 참여하고 내년 6·25 60주년 행사를 논의하려고 국가보훈처장이 양국 국방장관과 보훈청장을 예방했다.

나는 그곳에서 참전용사를 많이 만났다. 필리핀 보훈병원 집중치료실에서 호흡기를 차고 누워 있던 어느 참전용사는 병색이 완연했지만 “대한민국을 지켜주신 당신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의사에게 전해 듣고 눈물을 흘렸다. 보훈처장이 병실을 나갈 때는 떨리는 손으로 거수경례를 했다. 태국 참전용사 오찬장에서도 가슴이 뭉클했다. 참석자들은 전우와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하다가 하나 둘 일어서서 ‘아리랑’과 ‘고향의 봄’을 합창했다. 여든이 넘어도 잊지 못하는 6·25, 그리고 전우, 한국의 이름 모를 전선(戰線).

난생 처음 와본, 이름 모를 나라에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참전용사. 우리는 그들의 희생을 대가로 자유를 지켰다. 고귀한 의미를 우리의 자손에게, 그들의 자손에게 알리는 일은 지금 자유를 누리는 우리의 의무가 아닐까.

이상은 국가보훈처 사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