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토실토실 살진 알밤의 계절이다. 9∼10월에 수확 전성기를 맞는 알밤은 이맘때쯤 ‘알밤 줍기’ ‘밤 따기’ 등 각종 지역 축제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맛이 구수하면서도 적당히 달고, 삶거나 구워도 영양소가 거의 손실되지 않아 다양한 음식에 활용된다.》
● 충남 부여군 직영 이색 ‘밤’ 카페
충남 부여군은 대표 농산물인 밤을 주제로 프랜차이즈 카페를 열었다. 6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오픈한 ‘굿뜨래’는 부여군이 직영하는 ‘밤’ 카페다. 밤을 재료로 한 빵, 샌드위치, 도넛, 쿠키, 빙수, 샐러드, 양갱, 잼, 음료 등 50여 종의 메뉴를 선보인다.
에스프레소에 밤과 따듯한 우유를 넣어 만든 ‘밤 카페라떼’, 쌉싸래한 초콜릿과 고소한 밤을 함께 넣어 만든 ‘밤 초코라떼’ 등 음료수가 2000∼4000원, 부드러운 카스텔라 속에 알밤과 밤 앙금을 넣어 만든 밤빵은 7개 2000원, 통밤을 얹어 만든 도넛은 900∼1200원 등이다.(02-576-0898)
충남에서는 또 매년 9월 1일부터 10월 초까지 알밤 줍기 체험행사를 펼친다. 밤 농장을 찾아 마음껏 밤을 주워 갈 수 있다. 물론 농장을 떠나기 전에는 수확한 만큼 무게를 달아 값을 치러야 한다. 알밤 3kg에 1만 원 정도. 공주시 연문광장에서는 9∼11일 3일 동안 ‘공주알밤축제’가 열린다. 알밤으로 만든 먹을거리와 각종 가공식품을 전시하고 즉석에서 판매도 한다.
● 삶아 먹고 구워 먹고 으깨 먹고
베이커리에서도 밤을 이용한 각종 빵과 케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파리크라상의 ‘밤 밤 밤’은 통밤을 듬뿍 넣어 만든 밤크림을 생크림, 바닐라 우유푸딩과 함께 부드러운 초코 제누아즈(Genoise·기본 스펀지케이크) 위에 올린 케이크다. 가격은 3만2000원. 바삭한 파이에 오렌지잼, 카스타드 크림을 얹은 후 밤 페이스트로 장식한 ‘몽블랑 한입 가득’은 7000원.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디저트 카페 ‘패션5’에서는 부드러운 롤케이크 속에 통밤을 넣은 ‘밤 1등 롤’, 밤으로 만든 푸딩 등을 선보이고 있다.
찐 알밤이 통째로 들어가 있는 ‘약밥’은 찹쌀밥에 꿀과 참기름, 간장으로 간을 한 뒤 잣과 대추, 밤 등을 섞어 버무려 쪄낸다. 단맛이 나지만 참살이 먹을거리다. 최근에는 까다로운 약밥 만들기 과정을 도와주는 ‘약밥 소스’가 출시됐다. 오뚜기가 만든 ‘냉장 옛날 약밥소스’에는 조미양념을 한 밤과 대추, 잣이 덩어리로 들어 있다. 양조간장에 벌꿀로 단맛을 더해 원료의 맛을 최대한 살린 것이 특징. 찹쌀을 2시간가량 불린 후 약밥 소스를 부어 잘 섞은 후 밥솥에 넣고 익히면 완성된다. 3, 4인분의 약밥을 만드는 데 필요한 약밥 소스(360g)의 가격은 2500원이다.
통밤을 이용해 만든 CJ제일제당 ‘맛밤’은 이미 잘 알려진 인기 간식이다. 특히 골프장에서 많이 팔린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측은 “연간 맛밤 매출이 250억 원 정도인데 이 중 6%인 15억 원이 골프장에서 나온다”며 “찐 계란이나 음료 등 간단한 먹을거리밖에 없었는데 통밤을 팔아 큰 인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