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바마 여사의 5대조 할아버지는 백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첫 흑인 퍼스트 레이디인 미셸 오바마의 모계쪽 시조는 여섯 살짜리 흑인노예 소녀라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A섹션 1면과 24면에 “퍼스트 레이디의 뿌리는 뒤엉킨 노예 가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셸 오바마의 족보를 심층분석했다. 미셸의 5대조인 소녀는 475달러 가치로 평가된 여섯 살 노예소녀로 이름은 멜비니아, 성은 주인인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농장주 헨리 쉴즈를 따랐다.
멜비니아는 열다섯살에 헨리 쉴즈 혹은 그의 아들로 추정되는 백인 남성과의 사이에 장남 돌퍼스 쉴즈를 낳았다. 5대조 할아버지인 백인 돌퍼스는 노예해방 후 앨라배마 버밍햄으로 이주, 목수로 일하며 독실한 교회 집사로 존경을 받았다.
그는 역시 노예의 자녀인 앨리스 이슬리와 결혼했는데 그 사이에서 태어난 로버트 리 쉴즈가 미셸의 증조부인 셈이다. 로버트 쉴즈는 1906년 애니 로슨과 결혼했는데 이혼 후 애니는 1920년대 초 시카고로 이주했다.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퍼넬 쉴즈는 시카고 남부에서 페인트공으로 일했다. 레베카 콜맨과 결혼해 미셸의 엄마인 매리안을 낳았고 프레이저 로빈슨과 결혼했다.
한편 부계 조상은 4대조까지만 확인됐다. 펌프 회사 직원으로 일하며 자녀들을 대학까지 보낸 프레이저 로빈슨의 부모는 프레이저 로빈슨 주니어와 래반 존슨이고 그의 조부 때 시카고로 이주했다.
증조부 프레이저 로빈슨 1세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타운에서 런치트럭을 몰고 다녔다. 4대조 짐 로빈슨은 조지타운의 프렌드필드 농장의 노예였다.
그러나 이 같은 가계도는 부계와 모계의 직계만을 따진 것으로 방계 조상들을 고려하면 흑인과 백인의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한 셈이다.
역사학자인 에드워드 볼 교수는 “미셸 오바마의 가계는 오늘날 우리들의 족보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라티노와 백인, 흑인들은 오랜 세대에 걸쳐 섞였다. 서로를 분리된 채 바라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 교수 역시 백인의 후손이지만 흑인 친척을 두고 있다.
미셸의 5대조 할머니인 멜비니아의 몸값이 475달러라는 기록은 1852년 그녀의 주인인 데이비드 패터슨의 유언장 기록에 따른 것으로 ´헨리 쉴즈의 부인인 딸 크리스티안에게 475달러 가치의 멜린다를 넘겨준다´고 기재돼 있다.
당시 200에이커 규모의 농장에서 다른 21명의 노예와 함께 생활한 멜비니아는 헨리 쉴즈가 새 주인이 된 후 애틀랜타 근처 렉스에서 다른 3명의 노예와 함께 농사를 짓고 3마리의 말과 5마리의 소, 17마리의 돼지, 20마리의 양을 돌보는 일을 했다.
멜비니아가 낳은 돌퍼스의 아버지가 확인되지 않는 것은 당시 흑인 노예들이 있던 농장에서 백인 주인들의 강간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돌퍼스가 태어난 1860년 전후에 40대 후반인 헨리 쉴즈와 19~24세인 네 아들 중 한 사람이 돌퍼스의 아버지로 추정했다.
멜비니아는 4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그들이 쉴즈라는 성을 딴 것이 쉴즈의 아이들이라는 의미인지, 노예들이 주인 성을 따르는 관행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뉴욕=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