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지루하고 서비스 미흡… 하루 이용객 10여명 불과
올해 국제우주대회 등 행사 잇따라… 활성화 대책 절실
운행 10년째를 맞고 있는 대전시티투어(시내관광버스)가 무용지물이 돼 가고 있다. 매년 7000만 원의 보조금으로 운영되는데도 콘텐츠와 서비스 부재로 시민은 물론 외지 관광객들에게서도 외면받고 있다.
6일 오후 5시 대전역 광장 ‘대전 시티투어 정거장’. 2000원의 운임을 내고 버스에 오르자 45인승 버스에는 고작 3명이 타고 있었다. 투어 코스는 천연기념물센터∼대전예술의전당∼국립중앙과학관∼지질박물관∼화폐박물관∼KAIST∼유성족욕체험장∼뿌리공원∼동물원∼대전역에 이르는 1시간 40분짜리.
대전을 소개하는 영상물이 10여 분 방영된 뒤 버스가 출발했다. 운전사는 손님이 없는 탓인지 버스가 지나가는 주변 시설물만 간단하게 소개하고 말았다. 3명의 관광객은 지루한 표정이 역력했다. 유성 족욕체험장에서 서남부택지개발지구를 거쳐 뿌리공원까지 가는 데에는 퇴근시간이 겹쳐 30여 분이나 소요됐다. 그러나 차 안에는 음악도 없이 정적만 감돌았다.
여자 친구와 함께 버스에 탑승했다는 진광연 씨(20·인덕대 세무회계학과 1년)는 “주요 도시 시티투어를 대부분 해봤지만 대전처럼 밋밋한 곳은 처음”이라며 “차 안은 답답하고 안내책자는 부실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시티투어 이용객은 2002년만 해도 5만400여 명에 이르렀으나 2006년 4700여 명, 2007년 4000명, 지난해에는 3400명으로 줄었다. 올해는 더욱 줄어드는 추세. 운전사 임수한 씨(59)는 “오늘 4차례 운행했는데 10명 태웠다”며 “평상시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투어버스도 초기에는 8대였으나 현재에는 1대만 운행되고 있다.
시티투어 이용객이 급감한 데는 대전시의 책임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올해에는 국제우주대회, 전국체전 등 굵직한 행사가 잇따라 열리는데도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대전시의회는 이정희 의원 주관으로 장인식 우송정보대 교수, 문경원 대전발전연구원 연구위원, 홍재덕 대전시관광협회 사무국장 등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13일 ‘시티투어 활성화 방안 정책간담회’를 갖는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