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회사 사장인 양모 씨(48)는 8일 오전 자신의 액화석유가스(LPG) 승용차에서 시너 냄새가 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경남 김해시의 한 도로에 차를 세웠다. 양 씨는 운전석 뒷좌석 깔판 밑에서 이상한 물체를 발견하고는 경찰에 신고했다. 김해서부경찰서의 지원 요청을 받은 부산경찰청 폭발물처리반 등 15명이 출동해 트렁크의 LPG 통 옆에 설치된 사제 폭발물 1개를 더 찾아냈다. 시너통에 화약을 묶어 만든 폭발물 2개를 40분에 걸쳐 해체한 경찰은 양 씨 주변을 상대로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출근을 하지 않은 채 양 씨에게 전화로 근황을 물은 직원 임모 씨(33)를 지목했다. 양 씨가 "최근 회사 사무실에서 상품권이 사라진 것과 관련해 임 씨를 의심하면서 서로 갈등이 있었다"고 진술했기 때문. 임 씨는 경찰에서 "인터넷에서 폭발물 제조법을 익힌 뒤 의료기기에 들어가는 타이머와 전선을 이용해 7일 오후 7시경 폭발물을 설치했다"며 "사장이 월급인상 등 처우개선 약속을 지키지 않은데다 회사 사무실에서 없어진 상품권을 내가 훔쳤다고 의심하는데 앙심을 품고 범행했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시동을 켠 뒤 1분 뒤 터지도록 타이머를 맞췄으나 작동하지 않았다"며 "만약 폭발했다면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임 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해=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