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Mnet의 스타발굴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의 최종 우승자는 서인국으로 결정됐다. 72만대 1의 경쟁을 뚫은 서인국은 상금 '1억원+α'와 더불어 앞으로 한 달 이내에 솔로앨범과 뮤직비디오를 발표하며 정식 가수로 데뷔한다. 기획사와의 계약도 보장받는다.
그렇다면 그룹 2NE1의 CL(씨엘)의 외모와 실력을 쏙 빼닮은 길학미, 평생의 꿈이던 태권도를 부상 때문에 포기하고 댄스가수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는 김주왕 등 아쉽게 탈락한 출연자들은 팬들 앞에 서지 못하는 것일까.
2006년 SBS와 JYP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주최한 스타 발굴 프로그램 '슈퍼스타 서바이벌'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당시 6500여 명의 참가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주인공은 이준호. 당시 16살이던 이준호는 가수 비를 닮은 외모와 춤 실력으로 '제2의 비'라는 애칭을 얻으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택연과 찬성은 준호와 함께 6500여 명의 지원자 중 본선에 진출한 12명에 포함되어 있었다. 방송은 12명의 선발자 중 매주 한 명씩 떨어지는 서바이벌 형식으로 진행됐고 첫 주에 택연, 그 다음주에 찬성이 탈락하며 프로그램에서는 일찌감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2007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이 등장했다. 바로 찬성이었던 것. 그는 '슈퍼스타 서바이벌'의 우승자인 준호보다 먼저 대중 앞에 섰다. 택연 또한 가수로 데뷔하기 전 그룹 '원더걸스'와 아이스크림 광고를 찍어 '원더걸스의 남자'로 얼굴을 알린 바 있다.
이들보다 더 먼저 데뷔한 '탈락자'도 있다. 슈퍼스타 서바이벌에서 6번째로 탈락한 정민주는 JOO(발음은 주)라는 이름으로 2008년 1월 첫 싱글앨범 '어린 여자'를 발표했다. 박진영이 직접 작사·작곡한 애절한 발라드곡 '남자 때문에'로 데뷔한 JOO는 'JYP의 비밀병기', 'JYP의 아껴둔 보석' 등 온갖 찬사를 받으며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달 데뷔한 여성 4인조 그룹 '시크릿'의 한선화도 이 프로그램 출신이다. 이 외에도 5회에서 탈락한 강소연은 그룹 쥬얼리, V.O.S 등이 소속된 스타제국에서 훈련을 받으며 데뷔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다수의 연예기획사들은 슈퍼스타K 탈락자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선 확정을 앞두고 4차 예선에서 탈락한 정슬기는 지난달 초 가수 조PD의 소속사인 브랜뉴스타덤과 전속 계약을 맺으며 '슈퍼스타K 출신 1호 가수'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브랜뉴스타덤 측은 본선에도 오르지 못한 정슬기와 계약하며 "지금 당장 데뷔하기에는 가창력과 녹음 테크닉 등에서 미숙한 것이 사실이지만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고 노래에 대한 열정이 크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트레이닝을 받는다면 이수영의 계보를 잇는 발라드 여왕으로 성장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이달 초 '슈퍼스타K 출신 2호 가수'도 탄생했다. 올해 26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와 짧은 스포츠머리의 중성적인 매력을 풍겼던 김현지가 주인공. 김현지는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억대의 계약금을 받고 한 연예기획사와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로버타 블랙의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히즈 송'(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을 완벽하게 소화했지만 본선에 진출하지 못해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선 구명운동까지 일어났을 정도의 실력파다.
김아연 기자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