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쉘(현 AK캠텍)에서 국내 최초로 저공해 합성세제 원료 알파올레핀술폰산염(AOS)을 개발해 제품에 사용했음을 알리는 1983년 7월의 잡지 광고 사진. AOS는 애경그룹의 경쟁 세제회사로도 공급되고 있다. 사진 제공 애경그룹
100% 안전은 없다
‘페놀 사태’로 환경보호 관심 집중
1983년 국내 첫 저공해 원료 개발
수질 오염 최소화 위해서 최선
“시민단체가 합성세제 안 사고 안 쓰기 운동 나서” “3000억 시장에 공해 회오리” “목욕탕 샴푸 제공 금지” “무공해 세제 쓰기 본격 전개” “중금속 샴푸 쓰지 말고 만들지 말자 소비자 단체 등 불매나서”….
1991년 초 각 언론이 쏟아 낸 세제 관련 기사다. 낙동강 페놀 유출 사태 이후 각종 환경단체와 소비자단체 등이 환경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면서 합성세제 비누 샴푸 회사가 수질오염의 주요 원인 제공자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관심은 소비자 차원의 각성은 물론이고 애경을 비롯한 세제 업계가 저공해 세제와 리필 제품의 개발 및 판매에 나서면서 환경보호에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샴푸 세제 비누는 현대 생활에서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만큼 환경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된다. 나는 합성세제를 만드는 제조업체 회장으로서 우리 제품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책임감을 갖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수구를 통해 흘러 나간 세제 거품이 몇 시간, 며칠 만에 없어지는지가 수질 오염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문제다. 이는 제조 과정에서 어떤 원료를 썼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애경은 환경오염 논란이 일기 훨씬 전,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미국 셸과의 합작을 통해 현재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세제 원료인 알파올레핀술폰산염(AOS) 생산에 나섰다.
합성세제의 역사는 1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 사람들이 동식물의 유지(油脂)와 재로 만든 비누가 세제의 시작이며, 그 후 천연산인 세스키탄산나트륨을 세제로 사용했다.
1931년 음이온 계면활성제를 공업적으로 생산하면서 처음으로 가정용 합성세제가 등장했다. 1945년 미국 P&G에서 처음으로 알킬벤젠술폰산염(ABS)을 상품으로 만들어 목욕용과 화장용을 제외한 모든 세제에 원료로 사용했다. 1960년대에는 ABS보다 세정력이 좋고, 분해가 빠른 연성세제 직선상알킬벤젠술폰산염(LAS)이 개발됐다.
한국에서는 1966년 경성세제가 생산됐고, 1980년 11월 정부의 연성화세제 정책결정 이후 연성알킬벤젠(LAB)이 생산됐다.
애경유지는 1983년 계열사인 애경쉘(현 AK캠텍)에서 국내 최초의 저공해 세제 원료인 AOS를 개발해 지금까지도 경쟁 업체를 포함해 국내 세제 관련 업체에 원료로 공급하고 있다.
애경쉘이 AOS를 개발하기 전 한국에서 쓰는 세제의 대부분은 국내 기업에서 만드는 LAB를 주원료로 많이 썼고, AOS는 수입에만 의존했었다. AOS는 물에 대한 용해성과 피부 보호성, 세척력 등이 탁월하지만 가격이 비쌌다.
애경의 AOS는 하수도에 들어간 후 이틀 정도면 모두 분해될 정도로 환경에 주는 부담이 적기 때문에 지금은 세계 각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세제의 중간원료다. 선진국 대부분도 이 원료를 이용해 만든 세제를 사용하고 있다.
애경이 개발한 계면활성제 AOS는 기존의 ABS나 LAS와 같은 석유계 계면활성제다. 석유를 분해·정제해 얻은 에틸렌을 합성과정을 거쳐 더 안전성이 높은 올레핀으로 변화시킨 뒤 중화과정을 거쳐 계면활성 성질을 갖도록 한 물질이다.
물론 어떤 물질도 100%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100%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일반 소비자들이 분해되지 않은 상태의 세제 거품을 하수도에서 볼 때, 수질 오염을 걱정한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제조업체에서 권고하는 적절한 양의 세제를 사용하고, 식기나 조리기구에 묻은 기름 찌꺼기 등은 종이로 먼저 닦아낸 후 설거지를 하거나 빨래를 한꺼번에 모아 세탁하는 등의 습관만으로도 수질 오염을 상당 부분 개선할 수 있다.
하나뿐인 지구를 보호하자는 슬로건은 환경보호 단체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는 우리 모두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이며, 지금 세대는 물론 우리 후손의 번영을 위해 반드시 노력하고 실천해야 할 과제다.
애경 역시 이런 과제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