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녀동~진덕사~선사유적공원’ 테마 걷기코스 13km 개장식
숲길 직접 걸어본 시민들 “산책-체험학습 코스로 딱”
“키 큰 소나무 숲을 끼고 걷는 느낌이 상쾌했다. 걷는 코스에서 만나는 역사 유적지 또한 현장학습체험 장소로 인기를 모을 것 같다.”
10일 개장한 경기 시흥시 ‘늠내길(숲길)’을 직접 걸어본 시민들은 “제주도의 올레길 만큼 자연 풍광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길”이라며 “앞으로 수도권을 대표하는 걷는 코스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흥시는 이날 시민 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늠내길 제1코스인 숲길 개장식을 가졌다. 늠내길이란 고구려 시대의 지명인 잉벌노(仍伐奴)란 이름의 당시 표현인 늠내에서 유래됐다. 늠내길의 시작은 시흥시청∼옥녀동∼군자봉∼진덕사∼잣나무 숲길∼선사유적공원∼시청을 돌아오는 13km 구간으로 쉬엄쉬엄 걷는 데 5∼6시간이 걸린다.
늠내길의 가장 큰 매력은 코스마다 다양한 볼거리와 공원이 있어 테마가 있는 길이라는 점. 군자봉은 조선 6대 임금인 단종이 현덕왕후의 묘소를 참배하러 가다가 봉의 생김새가 마치 연꽃처럼 생겼다고 해 군자봉으로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봉에서는 매년 10월 3일 군자봉성황제가 열린다. 키 큰 소나무 숲을 자랑하는 진덕사 산책길은 늠내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스. 울창한 숲과 아름드리 수목을 지닌 진입로를 따라 만나는 진덕사는 1940년 절터에서 조선말기의 석조약사불좌상이 출토됐다. 이를 봉안하기 위한 절이 다시 세워졌다. 독특한 모양을 한 약사불은 영험이 많다는 소문이 나면서 소원을 빌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원형 그대로 보존된 선사유적공원은 아이들의 현장체험 학습장소로 그만이다. 선사시대의 생활과 문화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공원에서는 신석기수혈 주거지 26기, 청동기 주거지 6기, 석실묘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날 늠내길을 직접 걸어본 박주연 씨(39·여·시흥시 신천동)는 “제주 올레길만큼이나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늠내길을 걸을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다”며 “아이들과 여가시간을 활용해 자주 걷고 싶다”고 말했다. 시흥시는 늠내길 제2코스인 ‘갯골길’을 이달 말 추가로 개장할 계획이다. 갯골길은 시청∼갯골생태공원∼섬산∼방산대교∼포동 빗물펌프장∼연꽃테마파크∼시청을 돌아오는 20km 구간이다. 갯골길에서는 농게, 방게, 퉁퉁마디, 칠면초 등 갯골 식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시는 갯골길은 논과 어우러진 갯골수로를 따라 드넓게 펼쳐진 들판을 끼고 있어 걷는 코스로 인기를 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윤식 시흥시장은 “시흥이 가진 빼어난 자연경관과 향토문화 유적을 연계해 늠내길 등 모두 7개 걷는 코스를 개발할 예정”이라며 “수도권에서 가장 아름답고 걷고 싶은 길을 만들어 관광 명소로 발전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