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음파보다 더 편리-정확… ‘굴곡형 자궁경 검사’ 개발
자궁 내부의 이상 여부를 검사하는 데는 자궁을 직접 들여다보는 자궁경 검사가 가장 정확하다. 하지만 자궁경은 기구가 두꺼워 시술 전 자궁경부를 확장해야 한다. 환자를 마취한 뒤 수술실에서 시행해야 하는데 치료용으로는 적합하지만 진단용으로 이용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자궁 안의 이상을 검사하는 데는 초음파 검사가 널리 이용됐다.
최근 이보다 훨씬 편리한 자궁경 검사가 나왔다. 위내시경과 같이 자궁경의 끝부분이 자유롭게 휘어지면서 두께도 얇은 굴곡형 자궁경이다. 서창석·지병철·이정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이 자궁 내 검사가 필요한 환자 83명을 대상으로 초음파 검사와 굴곡형 자궁경 검사를 한 결과 굴곡형 자궁경 검사의 진단 정확도가 89.7%로 나타나 초음파 검사의 정확도(84.8%)보다 높았다.
일반적으로 초음파 검사 후 자궁 내 이상이 의심되면 생리식염수를 주입해 다시 초음파를 시행해 왔다. 장기에 생긴 종기가 뚜렷할 경우에는 진단이 쉽지만 크기가 작거나 뚜렷하지 않을 때는 기존 검사만으로는 판단이 어려웠다. 자궁경 검사는 자궁 내 병변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진단할 수 있어 초음파 검사보다 진단이 정확하고 쉬워졌다.
서 교수는 “초음파로 발견이 어려운 자궁내 유착, 자궁 내막용종 같은 불임의 원인을 확인할 수 있어 불임환자 진료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년층에 잘 듣는 계절독감 백신 ‘플루아드’ 국내 첫 출시
65세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계절독감 백신이 국내에서 처음 출시됐다. 한국노바티스가 개발한 ‘플루아드’는 면역증강제 MF59가 들어 있어 항체가 빠르게 형성된다.
현재 25개국에서 허가돼 판매되고 있으며 12년간 4500만 도스(1회 접종분)가 팔렸다. 노바티스 측은 “기존의 계절독감 백신은 건강한 성인일 경우 70∼90% 예방효과가 생기는 반면 65세 이상 노년층은 항체 생성과 반응이 낮아 효과가 많이 떨어졌다”며 “만성질환이 있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한 결과 면역증강제 MF59가 면역력을 더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 한국성인 4명 중 3명, 자아정체감 취약한 ‘정체성 폐쇄 지위’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는 2005년부터 한국인 성인남녀 199명을 심층 면담해 자아정체감을 분석한 결과 한국인 4명 중 3명은 자아정체감이 취약한 ‘정체성 폐쇄 지위’로 진단됐다고 13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 중 안정지향적이며 현실순응형이지만 위기에 약한 ‘폐쇄군’이 74.4%(148명)로 가장 많았다. 능동적이고 진취적 개척자형인 ‘성취군’ 12.6%(25명), 수동적이며 무기력한 방관자형인 ‘혼미군’ 10.6%(21명), 고민이 많은 대기만성형인 ‘유예군’ 2.5%(5명)순 이었다.
이동수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 소장(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은 “자아정체감이 취약한 사람은 실직 이혼 등으로 주변 환경이 급격히 변하면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며 과도한 음주나 자살 같은 비합리적 선택을 하기 쉽다”며 “1960∼70년대 한국 사회의 급속한 발전 과정에서 집단의 목표가 강조되고 개인의 희생이 요구되면서 자아정체감 발달이 성숙되지 못한 것이 하나의 원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