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염수의 안전 - 실리콘의 촉감 장점 모아
수술절개선 커 겨드랑이 통해 시술해야
세계적인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부인 빅토리아 베컴이 최근 받은 가슴 성형수술이 화제가 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5인조 여성그룹 ‘스파이스 걸스’의 멤버로 인기를 끌었던 빅토리아는 결혼 후 유명인 남편과 함께 다니면서 파파라치의 카메라 공세를 계속 받았다.
최근 영국 언론이 찍은 사진을 보면 평소 가슴선이 푹 파인 옷을 입었을 때 눈에 띌 정도로 컸던 가슴은 보기에도 많이 작아졌다. 이 때문에 ‘과거 확대수술한 가슴 모양이 너무 인위적이어서 바꾼 것이 아니냐’ ‘자기 체형에 비해 보형물이 너무 무거워서 뺀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빅토리아는 최근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과 인터뷰에서 “보형물을 빼 가슴 사이즈를 75DD에서 75B로 축소했다”며 “수술 경과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 빅토리아 베컴 가슴성형 3회
빅토리아는 지금까지 3번의 가슴 성형수술을 받았다. 1994년 데뷔할 때 가슴 사이즈가 75A였던 빅토리아는 1999년 75D로 확대수술을 받았으며 2001년 75DD로 더 키웠다. 75A에서 75는 가슴 밑둘레 사이즈를 뜻하고 A는 컵 사이즈를 의미한다.
빅토리아의 경우 첫 수술을 받은 뒤 가슴 자체는 커졌지만 보형물과 보형물 사이의 거리가 멀어 패션잡지들이 ‘최악의 가슴 1위’로 뽑기도 했다. 두 번째 수술로 보형물과 보형물 사이의 거리는 좁혔지만 밑가슴 둘레는 그대로 둔 채 컵 사이즈를 DD로 올린 탓에 ‘수술한 티가 많이 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빅토리아의 최근 사진을 본 전문가들은 “단순히 보형물을 뺀 것이 아니라 새로 나온 보형물로 바꾼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순우 뷰성형외과 원장은 “빅토리아의 가슴 사진을 과거부터 지금까지 보면 예전에는 식염수 백을 썼지만 이번 수술에서는 코헤시브 겔 보형물을 쓴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 식염수 백에서 코헤시브 겔까지
빅토리아가 처음 수술을 받았던 1990년대만 해도 가슴을 성형할 때 넣는 보형물은 식염수 백이 거의 전부였다. 실리콘 주머니 안에 사람의 체액과 같은 성분인 0.9% 농도의 생리식염수를 채워 넣은 식염수 백은 현재 국내 보형물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식염수 백은 백이 파열되거나 조금씩 새어나와도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안전상 큰 문제가 없었다. 또 문제가 생기면 실리콘 주머니를 수술로 제거해주면 된다.
그러나 식염수가 조금씩 새어나와 양쪽의 크기가 미세하게 달라지거나 촉감이 부드럽지 못해 무거운 느낌이 든다는 것이 단점이다. 상체가 마른 환자일 경우 수술한 티가 나는 부담감도 있었다.
실리콘 겔이 들어있는 실리콘 백도 식염수 백과 거의 동시에 인기를 끌었지만 만졌을 때 느껴지는 촉감이 훨씬 좋은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생리식염수와 달리 실리콘 겔이 주머니 밖으로 스며 나오면 관절염이나 암 같은 자가 면역질환을 일으킨다는 의혹이 일면서 199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사용을 금지했다. 그 후 실리콘 겔이 덜 스며 나오도록 제작한 보형물이 시판되고 있지만 유방암 환자가 가슴을 절제한 후 환자의 동의를 얻어 쓰는 경우 외에는 미용 목적으로 거의 쓰지 않았다.
식염수 백의 안전성과 실리콘의 부드러운 촉감을 합친 보형물이 최근 주목을 받는 코헤시브 겔이다. 2006년 FDA가 승인했으며 2007년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도 받았다.
코헤시브 겔의 가장 큰 장점은 누워있거나 움직일 때도 가슴 형태가 자연스럽게 보이고 촉감이 부드럽다는 점이다. 반면 수술할 때 절개선이 식염수 백보다 커지기 때문에 배꼽을 통한 수술 방법은 불가능하다. 겨드랑이나 유륜(乳輪)을 통해 수술을 하기 때문에 흉터와 관련해 전문가와 상의를 받아야 한다.
○ 가슴이 딱딱해지는 부작용도 고려해야
가슴 확대수술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가슴이 딱딱해지는 구형구축이다. 우리 몸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면역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외부 물질인 보형물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거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보형물의 바깥층은 실라스틱이라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리 몸은 이를 이물질로 인식해 그 주위로 단단한 막이 생겨 감싸게 되는 것이다.
일부 전문의들은 “코헤시브 겔은 촉감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수술 후 6개월이 지난 뒤 구형구축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수술 후 가슴 마사지를 매일 15∼30분 6개월 이상 해주면 가슴이 딱딱해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증상이 심할 경우 아콜레이트라는 약을 복용하는 것이 필요한데 초기에 먹지 않으면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수술을 받은 직후부터 계속 지켜봐야 한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