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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무솔리니-스탈린의 ‘색다른’ 공통점은?

입력 | 2009-10-14 02:57:00


■ 노벨상 숨겨진 이야기들
노벨평화상 후보였다
○ 수학상은 왜 없을까
노벨, 수학자와 연적관계설
○ 살아있어야 후보올라
간디는 암살당해 수상못해
○ 지나보니 황당한 수상
“기생충이 암 일으켜” 의학상

문제 하나. ‘히틀러, 무솔리니, 스탈린의 공통점은?’ 정답은 모두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다는 것이다.

12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면서 6개 부문의 2009 노벨상 수상자가 모두 결정됐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경제학상은 ‘정통’ 노벨상이 아니다. 1901년부터 수상한 5개 부문과는 달리 경제학상은 1969년 수상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경제학상을 노벨 기념상(Nobel Memorial Prize)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노벨상에는 ‘수학상’이 없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발간하는 사이언스타임스의 김형근 편집위원은 “평생 독신으로 산 노벨이 사모하는 여인이 있었지만 그가 자기 대신 수학자를 선택했기 때문에 수학상이 없다는 연적설(戀敵說)이 대세”라며 “공학자 출신인 노벨이 응용과학보다 수학의 가치를 낮게 봐서 그렇다는 주장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학상이 있는 것은 노벨이 평소에 취미로 글쓰기를 즐겼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노벨이 자기가 발명한 다이너마이트를 전쟁에서 쓰는 것을 안타까워해 평화상을 만들었다는 건 상식. 그러나 토레 프렝스뮈르 씨가 1996년 펴낸 노벨 전기에 따르면 노벨은 생전에 “평화 협상보다 다이너마이트가 전쟁을 빨리 끝낸다. 양쪽에서 다이너마이트를 많이 가진 걸 알면 ‘힘의 균형’ 때문에 전쟁을 끝내려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에서 수상하는 다른 부문과 달리 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수상한다.

고은 시인이나 생전 서정주 시인(1915∼2000)이 문학상 후보로 꼽혔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다. 노벨위원회는 수상 후보를 50년간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벨상 수상자는 내부 심사를 거치지만 공식적으로는 만장일치로 뽑힌 것으로 발표한다.

또 노벨상 후보에 오르려면 살아 있어야 한다. 마하트마 간디는 1948년 평화상 수상이 유력했지만 후보 선정 이틀 전 암살당하며 후보에서 탈락했다. 사후에도 상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법적 상속인이 없어 무산됐다. 이 해에는 평화상 수상자가 없다. 사후에 노벨상을 탄 사람은 다그 함마르셸드 제2대 유엔 사무총장뿐이다. 함마르셸드 총장은 1961년 평화상 후보로 뽑혔지만 같은 해 9월 18일 콩고민주공화국 내분을 수습하러 가던 길에 비행기 사고로 숨졌다.

노벨상은 당대 최고 수준의 ‘과학 발견’에 주는 상이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아연실색하게 하는 연구 결과도 많다. ‘기생충이 암을 일으킨다’(1926년) ‘매독을 치료하는 데는 말라리아균이 특효다’(1927년) ‘정신병을 치료하려면 외과적 뇌수술이 필요하다’(1949년) 등의 주장은 모두 노벨 생리의학상을 탔다.

마리 퀴리는 1903년 남편 피에르와 함께 물리학상을 탄 뒤 1911년에는 혼자 화학상을 탔다. 이처럼 노벨상을 두 번 탄 사람은 모두 4명이다. 단체 중에서는 국제적십자위원회가 평화상을 세 번 탔다. 퀴리 부부의 딸과 사위인 이렌, 프레데리크 졸리오퀴리 부부도 1935년 물리학상을 받았다. 1965년 유니세프가 평화상을 탈 때 유니세프 총재는 퀴리 부부의 둘째 사위인 앙리 라부이스였다. 부부 수상은 총 세 번이고, 부자(父子) 수상은 여섯 번이다. 형제 수상, 삼촌과 조카가 수상자인 가문도 있다.

노벨상 상금은 해마다 경제 사정에 따라 다르다. 올해 상금은 1000만 크로나(약 17억 원)다. 노벨상 상금에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 것이 관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