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차두리(아래)가 세네갈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차두리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장해 후반 32분 교체될 때까지 공수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연합뉴스
그가 공을 잡으면 관중석이 들썩거렸다. 그가 치고 나갈 땐 ‘두두두두’란 추임새가 관중석에서 흘러나왔다. 3년 만의 대표팀 복귀전. 긴장할 법했지만 플레이엔 여유가 넘쳤다. 업그레이드된 ‘폭주기관차’ 차두리(29·프라이부르크) 얘기다.
한국-세네갈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이 열린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독일 무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대표팀에 재승선한 차두리의 활약 여부는 경기 시작 전부터 관심사였다. 경기에 앞서 잔디에서 몸을 풀던 차두리는 긴장한 듯 표정이 굳어 있었다. 그러나 경기 시작 휘슬과 함께 그의 진가는 발휘됐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앞세운 승부 근성은 여전했다. 탄탄한 신체조건(181cm, 81kg)에 탁월한 점프력으로 공격수보다 머리 하나는 높게 떠 공중볼을 걷어냈다. 또 육상선수를 능가하는 스피드로 상대 진영을 휘저었다.
대한축구협회 김동기 기술분석위원은 “차두리의 경우 공격수로서의 장점을 고스란히 수비에 접목시켰다”고 평가했다.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수비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KBS 한준희 해설위원은 “전문 수비수 출신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수비 기본기가 향상됐다”며 “공격수가 치고 들어올 때 등을 보이지 않는 등 연구를 많이 한 것 같다”고 전했다.
몸을 던지는 차두리의 플레이에 관중은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화답했다. 후반 32분 교체돼 나올 땐 기립 박수로 3년 만에 이뤄진 그와의 만남을 만끽했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복귀전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고 좋은 경기를 펼쳤다. 앞으로 기대가 크다”며 그를 치켜세웠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