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기대 강의실 이용 합의
시-교육청 ‘엇박자 행정’에
校舍는 내년 8월에야 완공
울산외국어고가 내년 3월 개교한 뒤 1학기는 울산과학기술대(UNIST)에서 수업을 해야 할 처지다.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 등의 ‘행정 착오’와 국비 지원이 늦어진 탓이다.
○ 1학기는 ‘더부살이’
김상만 울산시교육감은 14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울산과기대 조무제 총장과 최근 만나 울산외고 건물이 완공될 때까지 내년 1학기 수업을 과기대에서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울산외고 공사 진행률이 20%에도 미치지 못해 내년 3월부터 수업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대학에 강의실을 빌려 달라고 요청해 승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울산외고 신입생은 울주군 언양읍 반연리 울산과기대 테크노경영학관 4층 또는 5층 42개 강의실을 빌려 수업을 하게 된다. 또 울산외고생들이 울산과기대의 식당, 도서관, 운동장 등 부대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이달 중 울산시교육청과 울산과기대가 계약을 할 예정이다. 울산과기대 관계자는 “올 3월 개교한 울산과기대는 내년에도 1, 2학년밖에 없어 빈 강의실을 울산외고에 빌려주기로 했다”며 “대학생과 고교생의 학교생활이 겹치는 데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기대가 시 외곽에 있어 고교생 통학에 불편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 ‘엇박자 행정’ 공사 지연
울산시교육청은 북구 중산동 산145 일원 6만1500m²(약 1만8600평)에 328억 원을 들여 올 5월부터 18학급, 450명 규모의 울산외고 건물을 짓고 있다. 공사 진행률은 16%로 내년 8월경 완공 예정. 학교 터는 북구 중산동 약수마을 주민 175명으로 구성된 ‘약수동산회’가 기증했다.
울산시는 울산외고 건립 용지가 포함된 48만 m²(약 14만5000평)를 2007년 중산2차 산업단지로 지정했다. 북구와 울산시교육청은 산업단지 구역을 확인하지 않고 울산외고 건립 용지를 지정했다. 뒤늦게 이를 파악한 울산시와 북구, 시교육청 등은 지난해 6월 울산외고 용지는 산업단지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또 개인 용지에 대한 보상 마찰로 북구가 시행하는 진입로(길이 447m)는 올 7월 착공됐다. 비행기 이착륙에 따른 고도제한구역 조정에도 많은 시일이 걸렸다. 울산외고 건립을 위한 국비 지원도 올 7월에야 확정됐다. 울산외고는 6개 학과에 학과별 25명씩 150명을 다음 달 3일까지 뽑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