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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나없이 살 수 있지만…” 악어랑 살려고 이혼한 여자

입력 | 2009-10-15 15:24:00

악어를 친자식처럼 키우는 로우잉 씨


호주 여성인 로우잉 씨(52)는 13년간 길이가 150cm인 악어 '조니'를 키우고 있다. 조니는 집안을 자유자재로 기어 다니는가 하면 로우잉 씨의 아들 앤드루와 함께 침대에서 잔다.

병들고 버려진 동물을 돌보는 일을 했던 로우잉 씨는 1996년 집 앞에 버려진 조니를 발견하고 입양해 친자식처럼 키워왔다.

하지만 남편은 악어와 한 집에 사는 것을 영 불편해했고 참다못해 "조니와 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며 최후통첩을 보내왔다. 로우잉 씨의 선택은 남편 대신 조니였다. 부부는 2005년 이혼했다.

로우잉 씨는 당시 선택에 대해 14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남편은 혼자서 살 수 있지만 우리 조니는 (내가 없으면) 밥도 챙겨먹기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남편은 내가 자기보다 조니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걸 언짢아했다. 남편은 내게 아이들(조니 포함)보다 자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달라고 요구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수컷인줄 알았던 조니가 암컷으로 확인됐을 때 로우잉 씨는 "내게도 딸이 생겼다"며 전율을 느꼈다고 한다.

로우잉 씨가 '우리 아이들'이라고 표현했듯 조니는 1년6개월 먼저 태어난 '오빠' 앤드루와 친남매처럼 자랐다. 한번은 앤드루가 "엄마, 조니가 내 장난감 뺏어갔어"라고 울먹인 적도 있다. 로우잉 씨가 가보니 조니가 입에 오빠의 장난감을 물고 물탱크에 들어 앉아 있었다는 것.

막둥이 조니는 요즘도 TV를 보는 엄마 무릎에 날카로운 이빨이 언뜻언뜻 보이는 긴 턱을 걸치고 엎드려 어리광을 부린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