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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서 스며있되 어렵지 않아야”

입력 | 2009-10-16 02:39:00


우리문학 해외 소개 ‘콤비’
바버라 지트워-이구용 씨

올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신경숙 씨 ‘엄마를 부탁해’의 해외 판권이 총 6만5000달러(약 7500만 원)의 선인세를 받는 조건으로 이탈리아 대만 이스라엘에 팔렸다. 이에 따라 이 작품의 해외 판권을 구매한 국가는 기존 미국 영국 독일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 브라질 일본 중국 베트남 10개국에서 13개국으로 늘어났다.

신 씨 작품의 해외 판매 에이전시인 미국의 바버라 지트워사와 국내 에이전시인 임프리마는 15일 “올해 9월 국내 판매 100만 부를 넘길 즈음 저작권의 해외 판매를 시작한 ‘엄마를 부탁해’의 해외 선인세 수입액은 이로써 4억3000여만 원에 달하게 됐다”며 “국내 판매 100만 부에 대한 인세가 약 10억 원인 것을 감안할 때, 해외 판매 선인세가 그 절반에 육박한 것은 한국 문학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씨 작품의 해외 진출에는 저작권 에이전시인 임프리마와 바버라 지트워사의 노력이 큰 힘이 됐다. 두 회사가 한국 문학 알리기에 나선 것은 2005년 5월 말. 임프리마 이구용 상무는 거래 관계에 있던 바버라 지트워사의 바버라 지트워 사장에게 한국 작가 김영하 씨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칭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지트워 사장이 관심을 보이자마자 영문소개서를 건냈고, 지트워 사장은 며칠 뒤 한국에 있던 작가와 통화까지 한 뒤 세계 30개국과 연결된 자신의 네트워크에 김 씨의 작품을 올렸다.

에이전트를 통한 한국문학 해외 진출은 정부 지원금에 의한 번역사업과 달리 시장의 원리에 따른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만큼 독자층이 안정적이다. 4년이 지난 지금 김영하 씨의 ‘나는 나를…’과 ‘빛의 제국’ 등은 미국 독일 프랑스 등 10여 개 국가에 판매됐다. 두 에이전시가 독점적으로 해외 저작권을 관리해 주는 작가는 조경란 신경숙 한강 권지예 김연수 씨 등 6명으로 늘었다.

국내에서 이 상무가 작가를 발굴하면 해외 네트워크를 이용해 전 세계에서 적절한 출판사를 찾아내 연결해 주는 것이 지트워 사장의 역할이다. 이들의 작품 선정 기준은 △예술성이 있을 것 △인간 보편의 가치를 추구할 것 △한국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독자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

이 상무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의 작품을 보면 그 나라의 특수한 사정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도 종교 갈등이나 명예살인 등 해당 민족의 특수한 사정을 이해하며 읽을 수 있다”며 “그러면서도 민족이나 국가의 독특한 색채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랑크푸르트=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