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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출신…뒤늦게 입문…골프 독학…닮은꼴 최경주-양용은 알고 보면…

입력 | 2009-10-16 02:55:00


신한동해오픈 1R 일몰로 중단

다부진 체격, 부리부리한 눈매에 야구모자보다는 선바이저가 어울리는 외모….

나란히 선 그들의 모습은 퍽 닮아 보였다. 15일 용인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파72)에서 개막한 신한동해오픈골프대회에 동반 출전한 최경주(39·나이키골프)와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 이들은 마치 붕어빵처럼 비슷한 길을 걸었다. 둘 다 섬 출신으로 최경주는 전남 완도, 양용은은 제주에서 태어났다. 어려운 집안환경에 학창 시절 다른 운동(최경주는 역도, 양용은은 보디빌딩)을 하다 뒤늦게 골프에 입문한 것도 똑같다. 골프 만화책이나 비디오, 서적 등 독학으로 골프에 매달렸고 단기사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한국과 일본 투어를 거쳐 미국프로골프투어에 진출한 경로도 판박이다.

마치 친형제처럼 닮았기는 해도 이들의 내면은 사뭇 다르다. 최경주는 완벽주의에 가깝다. 인터뷰에도 공을 들이는데 이번 귀국 때는 “비행기도 장거리를 날기 위해선 한 번 내려야 한다” “고무줄도 오래 쓰면 탄성이 사라진다” 등 자신의 슬럼프에 대한 절묘한 비유법을 구사했다. 반면 낙천적이고 느긋한 양용은은 격식과 절차보다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강조한다. 외국 투어를 다닐 때는 늘 고추장을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미국 진출 후 걸림돌이 된 언어 문제에 대해서도 최경주는 영어 공부에 공을 들이며 발음도 현지인처럼 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러나 양용은은 “영어를 못하면 어떠냐. 단어, 문법 공부할 시간에 공 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심드렁한 반응이다.

최경주와 양용은은 2000여 명의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니며 힘차게 첫 라운드에 들어갔다. 짙은 안개로 티오프가 4시간 30분가량 지연된 가운데 최경주는 2언더파로 경기를 끝냈다. 오후조였던 양용은은 9번홀(파5)까지 1언더파를 기록한 뒤 일몰로 경기를 중단했다. 허인회, 공영준, 강경남은 5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이뤘다.

용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