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PD수첩’ 광우병 편의 번역 감수자였던 정지민 씨가 PD수첩의 왜곡에 맞섰던 1년여의 과정을 기록했다. 정 씨는 이 책에서 PD수첩 광우병 편이 심한 왜곡보도이자 고의성 없이는 불가능할 정도로 양적 질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점을 제시하고 독자의 판단을 구했다.
그는 PD수첩이 전혀 다른 병인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을 인간광우병(vCJD)으로 바꾸고 인터뷰 자료와 공식 문서마저 입맛에 맞게 고쳐 ‘광우병’이란 괴물을 탄생시킨 과정을 추적했다.
정 씨는 이념과 상관없이 ‘사실이 존중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근거가 부족한 한 방송보도가 사회를 뒤흔들었다는 점을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자기만족과 독선에 빠지게끔 하는 정의감과 거창한 소명의식보다는 자존심에 토대를 둔 가치관, 사실관계를 존중하고 거짓말하지 않는 인격이 낫다”고 평한다.
부록으로 PD수첩 방송 광우병 편의 스크립트의 왜곡을 문장마다 비판하고 광우병 전문가와의 대담을 실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