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5명에게 몹쓸 짓PD사칭 50대 덜미 잡혀
탤런트 지망생 장모 씨(30·여)는 이달 초 드디어 꿈을 이루는가 싶었다. 연기학원 후배로부터 “드라마 PD가 여주인공 추천을 의뢰해 와 선배의 연락처를 알려줬다”는 전화를 받은 뒤 그 PD에게서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 장 씨는 11일 약속 장소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모 백화점 앞으로 자신의 꿈을 이뤄줄 ‘유명 드라마 PD 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하지만 먼발치에서 발견한 PD의 얼굴은 왠지 낯이 익었다. 바로 6년 전인 2003년 8월 서울 동대문구 의류도매시장 앞에서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당시 장 씨는 그 남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으나 수치심 때문에 그동안 신고를 하지 않고 있었다. 장 씨는 6년 만에 부닥친 성폭행 범인을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범인은 의류제조업자인 정모 씨(50)로 경찰 조사 결과 드라마 PD를 사칭해 여성들을 유인한 뒤 성폭행과 성추행을 일삼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6일 정 씨를 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