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에서 사사건건 경쟁상대가 되는 사람을 우리는 라이벌이라고 합니다. 우리말로 맞수라고 부르는 라이벌은 ‘리버(river)’를 어원으로 삼고 있습니다.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며 앙앙불락하는 두 마을이 떠오릅니다. 하나의 강을 끼고 있으니 식수와 관개용수, 고기잡이까지 사사건건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서로 더 많은 것을 쟁취하기 위해 싸울 때는 몰랐지만 오랜 가뭄으로 인해 강이 마르게 되자 비로소 두 마을 주민은 운명이 하나라는 걸 알게 됩니다. 하나의 강을 공유한 공동 운명체라는 사실.
라이벌 때문에 인생의 항로를 바꾸고 싶다는 사람을 종종 만납니다. 상대가 꼴 보기 싫고, 정신적인 무한 경쟁이 싫고, 자신이 뒤처지는 것 같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게 싫기 때문이라고 그들은 말합니다. 상대방이 사라지거나 자신이 사라져야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사라져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자신이 상대를 피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문제의 본질이 단순한 경쟁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라이벌을 경쟁 대상이라 여겨 적대시하거나 제거의 대상으로 삼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라이벌을 통해 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인생의 업적을 남긴 인물도 많습니다.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 반 고흐와 폴 고갱, 앙리 마티스와 파블로 피카소가 그랬습니다. 그와 같은 관점으로 바라보면 우리네 삶의 현장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라이벌이 존재합니다. 나와 견주고 겨룰 만한 사람은 모두 라이벌이 될 잠재적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라이벌과 함께 만들어내는 인생의 하모니, 창의적인 사람은 라이벌을 자기 진화의 스승으로 생각합니다. 나의 스승은 누구인가, 나의 라이벌은 누구인가, 아무도 모르게 자기 진화의 커플을 확인해 보세요.
박상우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