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선박 접안… 충분한 수심… 오일허브항 최적지1만2000명 고용창출 + 9조 원 이상 경제파급 효과
동북아 오일허브는 세계 석유소비시장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동북아 지역에 석유 저장시설을 갖추고, 석유의 생산·공급·저장·중개 등을 수행하는 석유물류거점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미국 텍사스 주 걸프연안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및 로테르담, 싱가포르 등이 세계 3대 오일허브다.》○ 울산이 최적지
지식경제부와 기획재정부는 울산항에 내년부터 2020년까지 총 2조400여억 원(국비 6415억 원, 민자 1조3985억 원)을 투입해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사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 7월 ‘동북아 오일허브 울산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최종보고서’에서 울산에 오일허브 사업을 할 경우 경제성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 데 따른 것이다. 또 한국석유공사가 올해 초 울산을 비롯해 전남 여수와 충남 서산시 대산면, 경남 거제시 등 4곳을 대상으로 동북아 오일허브 입지 여건을 조사한 결과 울산이 최적지로 분석됐다고 밝힌 바 있다.
○ 경제효과 9조 원 이상
지경부와 한국석유공사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등에 의뢰한 결과 울산항의 오일허브 구축에 따른 지역 경제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6조3456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2조7111억 원 등 총 9조56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울산 일원에 총 1만2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석유 비축저장산업과 수송산업, 물류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은 물론 풍부한 석유 인프라를 바탕으로 울산이 동북아 석유공급 중심도시로 부상할 전망이다. 또 석유 관련 현물 및 선물거래소가 들어서고 거대 자금이 유통돼 은행과 보험 등 금융산업 활성화도 기대된다. 울산항만공사 이채익 사장은 “울산항에 동북아 오일허브가 구축되면 경제적인 파급효과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석유안보 강화와 석유수급 안정화, 국가 브랜드 가치 향상 등 수많은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 지원 “필수”
그러나 오일허브 구축사업에 정부의 예산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달 ‘사업시행을 위한 기본시설 구축’ 등을 위해 내년 예산 98억 원을 지원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으나 정부는 ‘기본설계 용역비’ 명목으로 10억 원만 배정했다. 정부가 당초 방침과는 달리 오일허브 구축사업을 전액 민자유치사업으로 추진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생기는 배경이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