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과정에 남편이 참여하는 가족 분만이 산모와 태아, 남편 모두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18일 프랑스의 세계적인 산부인과 전문의 미셸 오당 박사가 분만 시 남편이 곁에 있으면 제왕절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으며 이혼이나 우울증과 같은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오당 박사는 가족 분만의 경우 남편이 긴장한 것을 산모가 느끼게 되면 산모가 분만에 집중하지 못해 진통 시간이 길어지고 이는 자연분만을 포기하고 제왕절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출산을 돕는 것은 남편이 아니라 숙달된 산파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분만에 참여한 남편은 아내에게 더 이상 성적인 매력을 느끼지 못해 '부부'가 아닌 '친구'처럼 지내게 되며 때론 이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가족 분만을 경험한 일부 남편들은 출산 후 우울증까지 겪기도 한다고.
그는 1950년대부터 남편이 분만실에 함께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이를 '분만의 산업화'라고 표현했다. 이 시기에 집보다 병원에서 출산하는 산모가 늘어나면서 병원의 낯선 환경에서 편안함을 느끼려 산모와 남편이 함께 분만실에 들어가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당 박사의 주장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아버지들을 위한 육아정보 사이트 '대드 인포'의 운영자 던컨 피셔는 "가족 분만이 부부사이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오당 박사의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모든 남성들이 분만실에서 긴장하는 것은 아닐뿐더러 남편 없이 분만하는 산모들이 더욱 긴장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영국 국립출산기금의 관계자 메리 뉴번은 "가족 분만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며 일부 남성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사실"이라며 가족 분만이 '의무'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산모가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