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기아타이거즈 대 SK와이번스 경기가 17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열렸다. 인터뷰를 마친 기아 최희섭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광주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3차전을 앞두고 문학에 나타난 KIA 최희섭의 얼굴에는 수염이 덥수룩했다. 프로야구 최대 축제인 한국시리즈, 특히 지상파로 생중계되는 경기인 만큼 누구나 깔끔한 모습으로 경기에 임하고 싶지만 최희섭이 면도를 하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최희섭은 9월 KIA가 페넌트레이스 1위를 놓고 SK의 거센 추격을 받을 때 갑자기 면도와 이발을 중단했다. 길게 자라는 머리가 보기 싫었고 까칠한 수염도 불편했지만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한 뒤 시원하게 머리도 자르고 면도도 하겠다”고 선언했고 이후 고비 때마다 결정적인 안타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견인했다. 최희섭은 KIA가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연이어 승리하며 분위기를 타자 다시 면도를 중단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다짐하며 페넌트레이스 1위 때 효과를 본 ‘면도중단’의 힘을 다시 빌리기로 한 것. 최희섭은 ‘우승을 위해 다시 면도를 중단한 거냐?’고 묻자 “네! 꼭 우승 해야죠”라며 밝게 웃었다.
문학|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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