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報 2005~2009년 원자료 분석 추적해보니
대학입시철이 되면 해마다 볼 수 있던 전국 수석 소개 기사. 하지만 학생들이 저마다 다른 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치르면서 사라진 풍경이 됐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작년 인문계-단국대부속고, 자연계-환일고 출신 유력
2008학년도는 등급제로 실시해 수석학생 알수 없어
현재 서울대 사회과학계열 1학년에 재학 중인 이 씨는 “입학할 때 수석한테 주는 장학금을 못 탔다. 그래서 이런 일이 있는 줄 몰랐다”고 웃으며 “자기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빨리 찾고 공부 계획을 잘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수능 시험을 한 달도 안 남긴 수험생들에게는 “다른 친구들은 준비가 다 된 것 같은데 나만 안 됐다는 불안감이 들 것이다. 이 불안감을 빨리 떨치는 게 중요하다”며 “실수로 자꾸 틀리는 문제 위주로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는 게 좋다. 나도 이런 방법으로 모의고사 때보다 성적을 많이 올렸다”고 말했다.
○ 2005학년도에는 대원외고에서만 만점 3명 나와
2005학년도에는 인문계 수석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대원외고에서만 언어 수리 외국어 및 탐구영역 전 선택과목에서 만점을 받은 수험생이 3명이었다. 인문계 만점자는 모두 8명이었다. 자연계에서는 명덕외고 출신 수험생일 확률이 가장 높다.
2008학년도 수능은 등급제로 실시해 수석 입학생을 가려낼 수 없다. 이 해 수능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영역 4과목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은 646명이나 된다.
○ 1968년에도 “잠 푹 자고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
“집에서 혼자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고 하루 7, 8시간씩 충분한 수면을 취했다.”
해마다 겨울이면 들을 수 있던 이 말을 처음 내뱉은 사람은 1968년 첫 예비고사에서 전체 수석을 자치한 경기고 출신 이윤섭 군이었다. 같은 학교 최왕욱 군도 311점(만점 360점)을 받아 공동 수석을 차지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초기에도 전국 수석은 화제였다. 막노동꾼에서 전국 수석이 된 장승수 씨는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장 씨는 변호사가 됐다. 국가가 시행하는 대입 시험에서 첫 만점을 받은 1999년 한성과학고 오승은 씨도 언론에 집중 조명됐다.
오 씨에 이어 2000학년도 대원외고 박혜진 씨가 만점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전국 수석은 화제였다. 그러나 2001학년도 수능에서 만점자가 65명 나오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시들해졌다. 제7차 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전국 수석은 빛을 더 잃었다. 수험생들이 탐구 영역에서 과목을 골라 시험을 보면서 수험생 순위를 매기는 일이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