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법 개정안 마련… 이주노동자 혜택없어 형평성 논란
법무부가 외국 인재와 해외입양인 등에게 이중국적을 인정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사회통합 차원의 대책이다. 하지만 정작 이주노동자 등 대다수의 다문화가정에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다음 달 11일 저출산 종합대책 발표와 함께 청와대에 보고될 국적법 개정안의 내용은 대략 3가지다. △해외입양인 특별공로자 외국 인재 등에게 ‘외국국적 행사 포기’ 각서 제출 시 복수국적을 용인하고 △외국 인재는 5년 이상의 거주요건 미충족 시에도 국적 취득을 허용하며 △국적 선택 촉구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주노동자 방송국(MWTV)의 아운틴툰 프로그램 팀장(미얀마)은 “이중국적은 우리에겐 사치에 불과하다”며 “국적 취득 같은 거창한 꿈을 꿀 처지가 못 되다 보니 한국 정부가 동포에게 주는 방문취업제나 노동허가제만 시행돼도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의 결혼이민자나 노동자의 국적 취득 조건은 매우 까다롭고 절차도 복잡한 편이다.
외국인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면 우선 일반인의 경우 ①5년 이상 거주 ②성년 ③품행단정 ④생계유지 능력 ⑤국어능력 등 기본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이후 신원조회를 거쳐 필기와 면접시험에 합격해야 귀화가 가능하다. 한국인과 결혼한 배우자는 ②∼⑤의 요건을 갖춘 뒤 혼인상태로 2년 이상 거주 또는 혼인 후 3년 경과 및 혼인상태로 1년 이상 거주해야 면접 등을 거쳐 귀화할 수 있다. 이 밖에 부모가 한국인이거나 특별 공로가 있는 사람에 한해 ③, ⑤의 요건을 갖췄으면 귀화가 가능하다.
배병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특별귀화와 복수국적 용인은 우수 외국인을 영입하는 데 치우쳐 있다”며 “단일민족의 장점을 크게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결혼이주자 등의 귀화를 촉진해 양질의 동남아 인적 자원을 흡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