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창도초교 다문화수업현지인 강사와 전통모자 체험“아오자이 실제보니 너무 예뻐”
다문화전문강사 베트남인 유티미아 씨(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지켜보는 가운데 창도초등학교 5학년 4반 아이들이 도화지를 이용해 베트남 전통모자인 ‘논라’를 만들고 있다. 원대연 기자
배정음 군(11)이 자신이 만든 ‘논라’를 가리키며 말했다. 논라는 나뭇잎(la)으로 만든 원뿔 모양의 삿갓(non)으로, 베트남에서 주로 여성들이 쓰는 전통 모자다. 정음이가 만든 종이 논라 위에는 태극기와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金星紅旗)’, 그리고 해맑게 웃는 정음이의 모습이 담겼다.
서울 도봉구 창도초등학교는 14일 아주 특별한 손님을 맞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양성한 제1기 다문화 전문강사 베트남인 유티미아 씨(36)와 한국인 김기동 씨(48). 이들은 10월부터 일선학교에 투입돼 12월까지 일주일에 한 시간씩 강의한다. 이날은 실전수업에 앞선 시범수업이 열렸다.
아이들은 색다른 수업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두 다문화강사가 논라 만들기에 앞서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으로 베트남의 문화와 역사를 설명하자 아이들은 경청하며 종종 질문도 던졌다. 이수민 양(11)은 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ao dai)’를 입고 온 유티미아 씨를 연방 신기한 듯 바라보며 “선생님이 한국말을 잘하셔서 놀라웠다. 아오자이란 긴(dai) 옷(ao)이라는데 실제로 보니 무척 예쁘다”고 말했다. 신은주 양(11)은 “베트남 선생님이 직접 가르치니 마치 TV의 각국 소개 프로그램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다”며 “이제 학교에서 베트남 친구들을 봐도 낯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티미아 씨는 수업 내내 달뜬 표정이었다. 그는 “내 수업을 통해 베트남 문화, 베트남 사람에 대한 낯선 느낌이나 거부감을 줄일 수 있었으면 한다”며 미소 지었다. 창도초등학교 학생들과 베트남의 첫 만남은 “땀 비엣(안녕)”이란 인사를 끝으로 다음 주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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