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공연을 보고 난 뒤 박수로만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연주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외국 공연 실황에서는 기립박수와 함께 ‘브라보’를 외치거나 휘파람을 불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기립박수도 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연주 뒤의 갈채나 앙코르에 대해 지켜야 할 규칙이 있을까요?(심화종·47·서울 성북구 안암동)
A: 교회음악-슬픈 곡엔 휘파람 자제를
앙코르 요청은 몇번이든 제한 없어
클래식 공연은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습니다. 내가 받은 감동을 남보다 크게 표현해 전체 객석의 분위기를 뜨겁게 이끌 수는 있지만, 다른 관객이 받은 느낌과 크게 동떨어져서는 곤란하겠죠.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정답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헝가리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에서는 연주의 완성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청중이 짝짝 박자를 맞춰 치는 ‘싱크로(synchro)’ 박수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 이는 그다지 흔치 않은 광경입니다.
앙코르에 대해서도 질문하셨죠. 연주자가 거듭 무대 인사만 하고 다시 들어가는데 앙코르를 계속 외치는 것은 무례한 일이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앙코르 요구에 연주자는 연주에 만족했다는 반응으로 받아들이며 기뻐하기 마련이고, 준비 상황이나 시간 등에 따라 요구에 답하기 힘들 경우 응하지 않을 뿐입니다. 앙코르를 여러 곡 거듭 요청해도 좋습니다.
박수치는 타이밍에 대해서도 물으셨는데요. ‘자신 없을 때는 주변 반응에 따르라’는 것이 정답입니다. 간혹 피아니시모로 여운이 길게 이어지는 곡에서 여운을 자르듯이 성급하게 박수가 튀어나오는 일이 있는데, 이는 다른 청중의 감상을 방해하므로 피해야 합니다. 독창회의 경우 성격이 비슷한 곡을 3, 4개의 ‘스테이지’로 묶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낱낱의 곡이 끝날 때가 아니라 하나의 스테이지가 끝날 때마다 갈채를 보냅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연극 뮤지컬 무용 클래식 등을 보다 궁금한 게 있으면 팬텀(phantom@donga.com)에게 e메일을 보내주세요. 친절한 팬텀 씨가 대답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