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논술팀’에 교내 영어마을도 운영부산 동래여고
부산 동래여고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의면접 장면을 캠코더로 녹화한 뒤 장단점을 분석하는 대입 구술면접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동래여고
동래여고는 2004년부터 전 과목 교사 12명으로 ‘교사 논술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1학년에게 논술 기초과목인 논리학, 2학년은 선택형 심화논술, 3학년은 실전 논술을 가르친다. 교사들이 직접 논술 동아리를 만들어 최근 논술 경향을 연구하고 통합 논술 자료집도 매년 펴내고 있다. 1학년 때부터 주당 1시간씩 정해진 책을 읽은 뒤 학급 전체가 토론하는 독서 활동도 몇 년째다. 보통 2학년 때 시작하는 한자를 1학년 때부터 배우고 수시로 한자 경시대회를 연다. 강영건 교장은 “정기적인 논술, 독서, 한자 교육은 수능 지문을 이해하고 어려운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교내에는 영어로만 대화하는 소규모 영어마을인 영어 카페와 영어 도서관, 영어 전용 교실도 있다. 영자신문 동아리인 ‘옥샘 헤럴드’, 영어토론과 회화 동아리 활동이 오전 6시 20분부터 2시간 또는 방과 후 2시간씩 이뤄진다. 1, 2학년 영어수업 시간에 에세이 쓰기를 도입했고, 연말에는 에세이 쓰기 대회를 연 뒤 우수 학생은 수행평가 점수에 반영하기도 했다. 진학담당 최병규 교사는 “교사와 학생들의 활발한 학습 동아리 활동을 통해 사교육을 이기는 공교육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마다 성적변화 3년간 추적-관리
광주 숭덕고
광주 광산구 숭덕고에서 교장, 교감 선생님과 고3 수험생들이 학교 잔디밭에 모여 전국 최고를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광주 광산구 월계동 숭덕고. 이 학교는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3개 영역(언어, 수리, 외국어) 표준점수 합계가 평균 309점이었지만 2009학년도에는 337점으로 껑충 뛰었다. 신흥 명문 고교가 밀집한 서구와 남구 지역 학교보다 6점이나 높아 ‘수능 전국 1위’인 광주에서 최고 실력을 자랑한다. 최근 5년간 서울대에 38명을 진학시켜 광주에서 광주과학고 다음으로 많은 입학생을 배출했다.
20일 숭덕고 교정에 들어서자 푸른 잔디로 덮인 5628m²(약 1700평) 규모의 산뜻한 운동장이 눈에 띄었다. 잔디 운동장은 숭덕고가 개교한 이후 교사들이 쾌적한 학습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13년 동안 심고 가꿨다. 교사 65명은 8년 전부터 학생이 입학해 졸업할 때까지 개인 성적 상담카드를 작성해왔다. 학생들의 성적 변화를 지켜보고 개인 상담을 통해 피드백해 주는 시스템이다.
교내에서 학교폭력, 담배, 집단따돌림을 없애자는 ‘3무(無) 운동’ 등을 통해 면학 분위기를 만든 것도 대입에서 좋은 성적을 낸 밑거름이 됐다. 좋은 생활습관을 기르기 위한 ‘365 주제일기 쓰기’도 논술 독서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 교사가 ‘자녀 복장이나 머리 모양이 좋지 않다’는 전화를 하면 학부모들이 두말없이 따를 정도로 교사들을 신뢰하는 것도 장점이다.
재정이 탄탄한 것도 큰 역할을 했다. 사재 100억 원을 들여 학교를 세운 김길수 이사장(75)은 10억 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해 1학년 10명, 2·3학년 각각 7명에게 매년 160여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남다른 열정을 보이는 교사에게는 해마다 금배지나 포상금을 준다. 최동현 교장(54)은 “교사들이 학생들을 열성으로 가르치고 학부모들이 학교를 신뢰하면서 전학 오고 싶어 하는 학교로 발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