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발언은 말 실수”
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찰스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최근 2년 동안의 한미관계를 “무결점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신뢰에 따른 긴밀한 공조관계의 복원이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최근 한덕수 주미 한국대사와 미국 5개 주를 순회 강연했던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도 부임 1년의 소감에 대해 “굳건한 한미동맹이 다음 단계로 업그레이드할 희망을 보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한미 간에는 두 차례 ‘잡음’이 있었다.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이 방미 기간에 내놓은 한미 공동의 ‘그랜드 바겐’ 제안에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금시초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의 방한을 앞둔 브리핑에서는 국방부의 고위 당국자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을 방북 초청했다는 민감한 사안을 발설해 파문을 던졌다. 흥미로운 것은 두 차례 ‘설화(舌禍)’의 주인공들 사이의 관계. 두 사람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부에서 아태지역 업무를 담당하는 직속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두 사람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알아주는 단짝이었다”며 “우연이겠지만 두 사람이 한 달 간격으로 한미관계와 관련해 화제에 오른 것은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화젯거리”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한국 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방북 초청을 발설한 것으로 지목된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 정부에서 훈장을 받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한반도 문제에도 조예가 깊고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이 고위 당국자가 한 발언은 말실수라고 보는 편이 옳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