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행동이란 높게 행하지 않을 때가 없으니, 나라에 도가 있어 벼슬하면 곤궁할 때의 절개를 변하지 않고, 나라에 도가 없으면 죽음에 이르도록 자기의 지킬 바를 바꾸지 않아야 한다” ‘중용’에서는 또 이렇게 말했다. “도가 있으면 그의 말이 쓰이게 되고, 나라에 도가 없으면 침묵하여 몸을 거두어야 한다” 이 두 구절은 여기서의 가르침과 통한다.
‘논어’의 ‘子路’에서 공자는 ‘말이 진실하고 믿음직스러우며(言忠信) 행실이 독실하고 경건한 것(行篤敬)’이 선비의 도리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중용’은 ‘행동을 할 때에 말을 돌아보고(行顧言) 말을 할 때에 행동을 돌아보는 것(言顧行)’을 군자의 도리라고 했다. 이런 가르침은 여기서의 말씀과 모순되지 않을까 의심할 수 있다. 아마도 여기서는 행동과 말이 언제나 일치해야 하지만 표현 방식만은 치세와 난세에 따라 달리 해야 함을 강조한 듯하다. 난세에 말을 공손하게 한다는 것은 아첨이나 한다는 뜻이 아니다. 올바름을 잃지 않으면서 표현만 부드럽게 한다는 점임을 확인해둬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