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주가 등 자산가격의 움직임을 정당화하는 데 경제지표가 이용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 하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서 단편적인 지표에만 얽매이다 보면 정작 숲을 보지 못하고 방향감각을 잃어버릴 위험이 있다. 늘 안개가 짙게 끼어 앞을 내다보기 힘든 투자 세계에서 지나간 뉴스에만 매달리다 보면 다가올 유행을 보지 못하고 늘 한 박자 늦게 세상을 쫓기 쉽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서점가의 풍경을 되짚어 보자. 서점에는 금융위기와 대공황과 관련된 온갖 책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사람들이 그런 책들에 정신을 쏟는 사이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세계 경제는 어느덧 역동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 관심을 둬야 할 알짜 경제 이슈는 무엇일까. 경기 흐름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를 짚어내는 게 최상일 테지만 돈이 되는 정답은 쉽게 찾기 힘든 법이다. 다만 답을 찾는 데 가장 필요한 덕목은 과감하고 창조적인 역(逆)발상에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이런 상식적인 이슈들이 당장 사라져 없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앞으로 경기를 움직이고 주가를 뒤흔드는 핵심 변수가 되기에는 결격 사유가 있다는 이야기다. 대중의 상식과 관심은 이미 현재 주가나 다양한 가격 지표에 나뉘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런 뜨거운 감자들 이면에 숨어있어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쳐버리는 주제들 가운데 향후 세상을 움직일 변수가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