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나스닥 증권시장“IT벤처기업 새 도약기회”
23일 광둥 성 선전의 오대륙호텔에서 열린 중국판 나스닥 증권시장인 차스닥 현판식. 중국에서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쟁력을 지닌 벤처기업들이 발굴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 출처 신화통신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상푸린(尙福林) 주석은 현판식에서 “차스닥은 과학기술 혁신 및 산업 업그레이드를 위한 필요에서 탄생한 것”이라며 “차스닥 출범으로 기술력은 높으나 자본이 부족했던 정보기술(IT) 중소 벤처기업들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감위 산하 차스닥 상장심사위원회에서 상장 승인을 받은 중소 벤처기업은 149개지만 이 중 28개 기업만이 1차로 상장됐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첫 상장 기업들은 순이익 증가율이 100%를 넘는 기업이 4개 이상이나 되는 등 우량 기업들로 알려졌다. 5억1700만 위안을 공모한 러푸(樂普)의료기계의 영업이익은 2006년부터 2008년 사이 153% 증가했으며, 5억300만 위안을 공모한 선저우타이웨(神州泰岳)는 같은 기간 650%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신주 발행 물량은 약 6억400만 주에 공모자금은 155억 위안에 이르며 개설 계좌 수는 900만 개가 넘는다. 세계 및 중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되는 시점에 차스닥이 개장돼 순조로운 출발이 예상된다.
광다(光大)증권 관계자도 “수익률에 비해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고시된 기업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신문망은 차스닥 상장사들이 성장성은 크지만 규모가 작고 발행 주식 수가 적어 ‘큰손’에 휘둘릴 수 있고, 대부분 주주들이 부자 형제 부부 등 혈연관계에 있는 민영기업이어서 내부 거래가 이뤄지면 일반 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마광위안(馬光遠) 경제분석가는 “상장 기업이 대부분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들이어서 성장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데다 차스닥은 아직 상·하한가 설정 등 제도적으로 증시 안정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