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의 무게와 안전성에 대해 인터넷 자동차동호회 등에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구형 모델인 NF쏘나타는 공차중량이 1470kg인데 신형 YF쏘나타는 차체가 더욱 커지고 차체자세제어장치(VDC) 등 기본품목이 추가됐는데도 1410kg으로 60kg 줄어들었다는 것이 요점입니다. 철판값을 아끼면서 안전성이 줄어들었다는 주장이죠.
여기에다 충돌사고로 트렁크가 심하게 부서진 신형 쏘나타의 사진이 첨부되면서 “현대차는 소비자의 안전을 외면하고 철판을 적게 사용하는 부도덕한 기업”이라고 매도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공식적인 충돌안전성 테스트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단순히 자동차의 무게나 사고로 차체가 찌그러진 사진만 놓고 안전성을 논하는 것은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격이라는 생각입니다. 무게가 훨씬 많이 나가는 10년 이상 된 차량들이 더 가벼운 최신 차량보다 충돌안전성이 떨어지는 사례는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최근 충돌시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충돌테스트 방식도 까다로워지면서 자동차회사들은 만점인 ‘별 다섯 개’를 받기 위해 목숨을 걸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의 문을 닫겠다는 의지가 없는 한 안전성을 낮추는 시대착오적인 설계가 나올 수는 없죠.
무게가 줄어들면 연료소비효율은 물론이고 핸들링과 가속 성능이 좋아지기 때문에 최근 자동차회사들은 감량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신형 모델의 무게가 증가하는 것은 차체의 크기를 키우고 에어백과 잠김방지브레이크(ABS), VDC,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 각종 장비가 늘어나고 있는 탓입니다.
신형 쏘나타는 설계기술 발달과 고장력 강판의 상용이 늘면서 무게를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만 결국 안전성 문제는 충돌테스트 결과가 나와 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죠. 쏘나타 공차중량 논란처럼 최근 넘쳐나는 자동차 정보로 인해 성급한 판단이나 잘못된 상식이 인터넷을 타고 전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비전문가가 한두 가지 지식만으로 전문가 행세를 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로 보입니다. ‘반풍수 집안 망친다’는 속담이 있는데 서툰 지식으로 큰 화를 당한다는 의미입니다. 반풍수에게 속아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인터넷 자동차 정보들을 잘 가려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